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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불쌍하다고 '참치캔' 주면 안 돼요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16-11-07 15:48 송고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간혹 길고양이들에게 캔 참치를 급여하곤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캔 참치는 급여하지 않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 News1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간혹 길고양이들에게 캔 참치를 급여하곤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캔 참치는 급여하지 않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 News1

서울 중구에 사는 C씨(28)는 평소 동네 길고양이들을 유심히 보고 다닌다. 따뜻한 가정에서 모자람 없이 지내는 반려묘와 달리 삭막한 길거리에서 사람 눈을 피해 방황하며 살아가 처지가 딱해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그의 눈에 유독 체구가 작고 깡마른 길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굶었기에….' 길고양이가 눈에 밟힌 C씨는 퇴근길에 참치 통조림을 구입해 길고양이들이 잘 나타나는 길목에 뒀다. 이튿날 아침, 참치 통조림은 싹 비워져 있었다. C씨는 마음속으로 '자주 사다 줘야지'를 되뇌며 회사로 향했다. 
길고양이들에겐 하루하루가 사투다. 그나마 매일 고정적으로 먹이를 챙겨주고 돌봐주는 '캣맘' '캣대디'가 있는 동네의 길고양이들은 영양분 섭취에 대해선 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길고양이들에게 '생존을 위한 사투'는 일상이다.

이런 길고양이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이들이 간혹 있다. 물론 캣맘·캣대디는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보니 전용 사료는 물론 각종 영양제와 치료제까지 급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대뜸 고른 음식물을 구입해 먹이로 주는 일이 있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바로 '캔참치'다. 고양이가 좋아할 것 같은 생선을 싼값에,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데다 맛이 변하는 걱정을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길고양이들이 땅에 고인 물을 먹고 있는 모습. © News1
길고양이들이 땅에 고인 물을 먹고 있는 모습. © News1

하지만 전문가들은 길고양이에게 사람이 먹는 참치 통조림을 주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선의가 길고양이를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은 "고양이가 사람이 먹는 참치 통조림을 먹으면 여러 질병에 걸릴 수 있다"며 대표적 질병으로 '황색지방증'을 꼽았다.

최 원장에 따르면 캔참치에는 비타민E를 파괴하는 인자가 함유돼 황색지방증을 유발한다. 이 병에 걸리면 사타구니 쪽에 통증을 유발하는 덩어리가 생기고 고열, 피부 각질, 온몸 경직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염분 함량이 높은 점도 문제다.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은 "물론 몇 번 먹는다고 바로 문제가 되진 않지만 장기 급여하면 신부전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특히 길고양이는 물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염분이 많이 든 음식이 더욱 치명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길고양이들에겐 '고양이 전용 식품'을 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전문가들은 길고양이들에겐 '고양이 전용 식품'을 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그렇다면 어떤 먹이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을까. 네티즌들이 추천하는 멸치, 황태, 우유, 쌀죽 등의 메뉴는 길고양이에게 좋은 먹이일까.

최 원장은 "고양이에겐 타우린(Taurine)을 함유한 음식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양이는 타우린을 섭취하지 못하면 시력을 잃거나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비타민C를 개는 체내에서 자체 합성하지만, 사람은 무조건 외부로부터 공급받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 회장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줄 때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로 고양이 전용 음식물, 물, 야간 급여를 꼽았다.

김 회장은 특히 "수분 보충이 힘든 길고양이에게 물을 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낮에 먹이를 주면 사람들 눈에 많이 띄기 때문에 해코지당할 우려가 있다"면서 "고양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밤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 전용 사료를 급여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ssunh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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