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딸 위해 전국체전 승마경기장까지 변경?”…억울한 제주도

최순실, 제주⟶인천 변경 진정서 제출…문체부 前차관도 입김
도 “특정인 위한 변경 사실이라면 정신적 피해 보상해야”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6-11-03 15:04 송고 | 2016-11-03 15:08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유연)씨가 지난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유라씨는 승마종목 국가대표 선발부터 2015년 체육 특기생으로 이화여대 입학, 2020년 도쿄올림픽 대비 독일 훈련 등을 둘러싸고 각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뉴스1 DB) 2016.9.27/뉴스1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유연)씨가 지난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유라씨는 승마종목 국가대표 선발부터 2015년 체육 특기생으로 이화여대 입학, 2020년 도쿄올림픽 대비 독일 훈련 등을 둘러싸고 각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뉴스1 DB) 2016.9.27/뉴스1

2014년 전국체육대회 승마경기 개최지가 급작스럽게 제주에서 인천으로 바뀐 배후에 최순실씨(60·개명 후 최서원)와 딸 정유라씨(20·개명 전 정유원)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제주도가 정신적 피해까지 보상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제주도도 만약 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한승마협회와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기대권 침해 등에 대한 정신적 피해 보상까지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3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이 입수한 ‘전국체육대회 제주도 개최에 따른 진정서’에 보면 최순실 모녀는 2014년 10월 29일 제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국체전을 한 달여 앞두고 다른 선수 77명과 함께 대한승마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제주에서 승마경기를 하면 장시간 말을 옮겨야 하는 문제 등이 있다”며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내륙 개최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진정인은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인 정유연으로, 9월 20일 작성됐으며 최순실씨는 보호자란에 최서원으로 자필 서명을 했다.
이후 대한승마협회는 10월 20일 경기를 고작 일주일 앞두고 승마대회 개최지를 제주대 승마경기장에서 인천 드림파크승마장으로 돌연 변경했다. 제주대의 승마장 배수시설에 문제가 있고 펜스시설이 미비해 선수들이 위험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승마경기를 대비해 경기장 시설에 60억원, 진입로 포장 9억원 등 총 72억 원을 투입한 제주도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며 전국체육대회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체육대회 규정 제45조 1항에 따르면 경기장 배정에 있어 부득이하게 개최지 이외 타 시·도 시설을 사용하고자 할 때는 대회 개최 3개월 전까지 대한체육회에 장소 변경 승인을 받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 26일 전국체전 승마경기가 예정됐던 제주대학교 말산업전문인력양성센터 내 승마경기장에서 유석동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뉴스1DB) 2015. 11. 26. 뉴스1 © News1
2015년 11월 26일 전국체전 승마경기가 예정됐던 제주대학교 말산업전문인력양성센터 내 승마경기장에서 유석동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뉴스1DB) 2015. 11. 26. 뉴스1 © News1

제주도는 “특별한 하자가 없음에도 대한체육회가 경기장 승인을 하지 않았고 배정권이 없는 대한승마협회에서 개최지를 변경한 것은 권리 침해”라며 지난해 2월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은 승마대회를 위해 사용한 비용 3억740여만 원과 위자료 2억 원 등 총 5억740여만 원이었다.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는 2015년 12월 대한승마협회와 대한체육회의 불법행위를 인정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안전상의 문제를 일정 부분 고려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손해액의 60%인 1억8444만원만 받도록 했으며, 무형의 손해인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당시 승마대회가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릴 수 있도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정영만 환경부 전 차관에게 협조를 요청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배후의 세력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특히 변경돼 치러진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이 정유라씨가 전국체전 한 달 전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곳이어서 특정인을 위해 개최지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 이 대회에서 정유라씨는 6위를 기록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대한승마협회·대한체육회와 제주도 측은 모두 항소를 제기했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이 문제는 이미 사법부에 넘어간 상황”이라면서 “언론에서 나오는 의혹들이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진다면 증거로 반영되겠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이는 힘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만약 특정인을 위해 개최지가 바뀐 게 사실이라면 온 힘을 다해 전국체전을 준비하던 제주도민들에 대한 정신적인 피해 보상 신청까지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sy0104@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