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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민주화운동 이끈 천쥐 "朴대통령, 국민 말 들어야"

생태교통 벤치마킹·인권 강연 위해 수원시청 방문 중 언급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2016-11-03 14:21 송고
대만 민주화 운동 산증인 천쥐 가오슝 시장이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에서 인권강연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6.1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만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자 '대모'(大母)로 불리는 가오슝시 천쥐(陳菊) 시장이 3일 "박근혜 대통령은 지혜를 가지고 국민 말을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천쥐 시장은 3일 오전 경기 수원시청에서 예정된 인권 강의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의 여러 가지 문제가 빠른 시일에 해결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쥐 시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요구가 나오는 등 정국이 혼란스럽다'는 기자 질문에 대만의 여성 대통령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차이잉원 대통령이 지난 5월20일 취임했다.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만큼 여러 방면에서 개혁을 시도했다. 그런데 반대 세력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지율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나라의 대통령은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중심을 잡고 나라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대통령의 역할을 설명했다.
민주화 운동과 행정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과거에는 국민이 많은 압력을 받는 사회였고 지금은 민주화가 진행 중"이라며 "사회운동을 했던 사람이 갑자기 행정을 하니 다른 점이 참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일인데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민의 즉 국민의 뜻에 반하면 그들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다"며 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도 대만도 민주화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 그런 만큼 국민들의 기대도 높다. 한발 한발 민의에 다가가면서 사회문제를 공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와 '인권'은 우리가 영원히 추구해야 할 과제이지만 노력하지 않거나 국민의 뜻에 위배하는 일을 한다면 이룰 수 없는 가치"라고 역설했다.

대만 민주화 운동 산증인 천쥐 가오슝 시장이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에서 ‘민주화의 대만으로부터 변화중인 가오슝까지’의 주제로 인권강연을 하고 있다. 2016.1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천쥐 시장은 대만 민주화에 큰 영향을 준 '메이리다오 사건(美麗島事件, 미려도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메이리다오 사건은 1979년 12월10일 잡지사 메이리다오에서 주최한 시위에서 촉발된 민주화운동으로 대만 민주화의 이정표가 됐다.

대만 정치가 의회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쥐 시장은 당시 사건으로 징역 12년 형을 선고받고 6년2개월간 복역했다.

이후 대만 인권촉진회 비서장과 회장을 역임했고 2006년 가오슝 시장선거에서 민주진보당으로 당선돼 이후 2선, 3선에 성공했다.

2008년 관광홍보 설명회를 위해 서울과 부산을 방문했고 2015년 5월에는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35돌 기념포럼 발제자로 참여해 "가오슝을 인권도시로 만들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이번 방한은 지난 1일부터 5박6일간으로 1~2일 부산광역시와의 자매결연 50주년 행사 참석 후 이날 생태교통 마을 벤치마킹 및 인권 강연을 위해 수원을 찾았다.

천쥐 시장은 4일 서울을 방문한 뒤 5일 대만으로 돌아간다.

가오슝시는 과거 환경오염의 상징도시에서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 녹지면적 전국 1위에 선정되는 등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내년 10월에는 '생태교통 세계 축제'를 연다.


sun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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