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논의를 위한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정병국 의원과 대화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총리 교체 등 이른바 '최순실발(發) 개각'을 2일 단행한 가운데,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반응은 극심하게 양분됐다. '자중지란'인 당에 이날 개각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란 자조도 나왔다.당은 공식적으론 "거국중립내각 취지에 부합한 인사"라고 호평했지만, 이날 모인 중진 의원들은 "당혹스럽다"며 난감해 했다. '절망적 인사' '불통 인사'란 지적도 나왔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야당에서도 동의할 수 있게 야권 인사에서 모신 차원이 아닌가 싶다"면서 "정파적인 사람보다는 국민들과 함께 했고, 뜻이 맞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총리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임을 강조하며 "이 정도라고 한다면, (야당이) 추천은 안해줬지만 거국내각 (취지)에 가까운 추천이라 판단한다"라고 주장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늘 개각은 정치권이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의 취지에 맞는 인사로 판단된다"며 "위기에 처한 국정 안정화·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의 인사"라고 밝혔다.반면, 당 내부의 반발은 거세다. 박 대통령의 이번 개각이 '거국중립내각'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여야 협의, 국회와의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이뤄져서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논의를 위한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6.1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정병국 의원은 국회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내각 인사는 당과 국민을 또다시 절망에 빠뜨린 처사"라며 "거국중립내각의 핵심인 야당과의 일체의 협의가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발표는 대통령의 변함없는 불통만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직격했다.

정 의원은 특히 "당 지도부가 이번 인선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 또한 큰 문제"라면서 "이 대표는아침 최고-중진의원 연석간담회 중 쪽지를 통해 내각 인선을 뒤늦게 알았음을 스스로 입증해 의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고 알렸다.

유승민 의원도 최고중진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여당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데 (개각을 발표해서) 좀 당혹스럽다"며 "청와대에서 야당의 동의를 구하는 노력이 없었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번 개각이 국회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이뤄져 참으로 아쉽다고 생각한다"면서 "사건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개각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페이지에 글을 올려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이럴 수 있느냐. 어떻게 천길 낭떠러지에서 추락하고 있는 나라를 구할 마지막 방안마저 걷어차느냐"면서 "최순실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안종범 전 수석이 검찰에 출두하는 날 국회와는 한 번의 협의없이 총리를 지명하느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녕 나라와 국민의 마지막 기대마저 저버리느냐. 중학생들이 시위에 나서지만 말릴 수도 없다. 무참하다"라고 말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논의를 위한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중진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2016.1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당지도부 역시 이날 개각 발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나도 여기(간담회) 와서 알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사전에 고지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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