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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최순실 정국서 '통합행보' 박차…종교계 인사들 잇따라 만나

기독교·불교계 주요 인사들 만나 정국 고견 청취
"거국중립내각, 총리 정도는 국회서 추천받아야"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16-11-01 17:38 송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예방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현안과 관련한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16.1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일 주요 종교계 인사들을 연달아 만나면서 '통합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독교계 원로들을 시작으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을 예방했다. 문 전 대표는 이르면 2일 천주교계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라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종교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난 것은 자신의 '통합적 리더십'은 물론 자신의 '올바른 종교관'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는 전날(10월 31일) 이한열 열사 기념관 및 전방부대를 찾아 민주·안보행보를 하기도 했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종교계 인사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나 하야에 대한 요구를 받는 한편, 야당의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받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가진 기독교계 원로들과의 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는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종교 지도자들의 고견을 구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이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게 패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저야말로 박근혜 정부를 출범하게 하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어서, 여러모로 면목이 없다"며 "원로들께서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해동 목사는 "아직도 박 대통령이 대통령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망상"이라며 "국민 여론이 충분히 반영돼 거국내각이나 하야라든지, 과도기적인 정부를 하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덕신 목사는 "야(野)3당이 소탐대실을 버리고, 허심탄회한 심정으로 일치해 박 대통령을 탄핵하고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도 예방했다.

문 전 대표가 이 자리에서 현 국가 상황에 대해 걱정어린 목소리를 내자, 자승스님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해결방법이 있는데, 서로의 이해관계 속에서 해결법을 찾지 않고 상황을 악순환시키는 게 아니냐는 판단이 든다"고 일침했다.

자승스님은 이어 '정무방소 명대승심(政無方所 名大乘心·변화무쌍한 정치 흐름 속에서 대승심을 지킨다)'을 강조하면서 "이 속에 답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여기서 명쾌하게 문 전 대표가 답을 찾으라"고 말했다.

일명 '정무방소 명대승심'은 지난 1월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가 조계종을 찾았을 때 자승스님으로부터 들은 말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는 이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다 자기 셈법들이 달라서, 생각처럼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며 "각자 자기 입장을 버리고, 대승적으로 국가를 위해 해야 하는데,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니 종교계에서 지혜로 잘 가르쳐달라"고 말했다.

자승스님은 문 전 대표의 이같은 언급에 "각 정당 대표들은 발이 묶여있고, 문 전 대표는 자유로우니, 이런 행보를 통해 (현 정국을 푸는데) 지혜롭게 하시고, 어려운 난국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

자승스님은 비공개 환담에서도 문 전 대표에게 '정무방소 명대승심'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마음과 눈높이가 중요하다. 그 마음과 높이를 잘 찾아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문 전 대표는) 비교적 다른 정치인에 비해 자유롭지 않나. 잘 하시리라 본다"고 하자, 문 전 대표는 "명심하겠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현 상황은 '국민을 대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빚어졌다면서 이같은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최순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신이 제안했던 '거국중립내각'과 관련, 생각하고 있는 조건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적어도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정의 전반'을 위임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그 다음 총리에 대한 추천을 국회에 요청하는 것이어야 (된다)"라고 말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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