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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vs 당권…與지도부 사퇴 논란에 담긴 엇갈린 시각

비박 "재창당수준의 쇄신 필요", 친박 "순수성 의심"
2일 의총에서 본격적인 세(勢) 대결 벌일 듯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 2016-11-01 15:51 송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진정모)'을 하고 있다. 2016.1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새누리당 내 비박(非 박근혜)계가 이정현 대표 체제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사퇴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박계는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도부 총 사퇴와 함께 비대위 체제를 구성해야 한다고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친박(親박근혜)계 지도부는 사태 수습 이후 거취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당내 비박계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 개혁모임인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진정모)은 1일 "현 지도부는 이번 문제의 해결을 위해 총사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정모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회의 직후 "현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그리고 국정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현 지도부 체제에서는 그것을 감당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요구 배경을 강조했다.

5선의 정병국 의원과, 3선의 권성동·황영철 의원도 이날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데 있어 이정현 대표 체제는 부적합하다며 지도부 사퇴 요구에 가세했다.
비박계의 이 같은 집단 행동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비롯된다.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에 성난 민심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데다 전면적인 당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서지 않을 경우 여권 전체가 공멸하면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은 물거품 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짙게 드리운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정현 대표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내 이런 저런 요구를 다 듣고 있고, 당내 뿐만아니라 정말 이리저리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당 대표의 책임감이란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여론을 듣고 있지만 사태 수습이 먼저여서 지도부 사퇴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처럼 '물러나라'는 비박계와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당 지도부의 팽팽한 대립에는 한동안 잠재돼 있던 계파 갈등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8·9 전당대회 참패 이후 숨죽여왔던 비박계는 이번 최순실 게이크 파문이 친박 지도부를 2선 후퇴시키고 자신들이 당 운영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는 듯 하다.

비박계 3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정현 대표 체제로는 이번 사태 수습이 안된다. 즉각 물러나고 새 사람으로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이제 친박은 그만 나서야 한다. 당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 지도부는 당원들의 투표를 통해 구성된 지도부인 만큼 지금은 사퇴가 아닌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며 비박계에 밀려 사퇴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가 당의 전면적인 혁신을 앞세워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계 3선 의원은 "비박계가 이렇게 조직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며 "사실상 자신들이 당권을 잡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의 선택이 주목된다.

하지만 강 최고위원의 거취와 관련해선 비박계 내부에서 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지도부 총 사퇴의 '촉매제' 역할을 하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다른 지도부들이 사퇴의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최고위원직을 던졌다가는 비박계의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막힌다는 반론이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사퇴와 관련한 당내 논란에 대해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비박은 나가라, 친박은 못나간다 그러면서 약간 계파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것 같다"며 "엄중한 상황에 계파싸움 처럼 보이는 게 과연 맞는 일인지..."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2일 의원총회를 열고 최순실 국정개입 사태 수습 방안 및 당 지도부 진퇴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세(勢)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어떤 결론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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