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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 밥상물가만 껑충…서민살림 갈수록 '팍팍'

가계부채 증가하는데 식료품가 두달 연속 15% 상승
내수침체 생산위축 불러와…10월 수출도 3.2% 감소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2016-11-01 14:33 송고 | 2016-11-01 20:53 최종수정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News1 장은진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News1 장은진 기자


서민경제 주름살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갑을 열기가 어려운데 농산물 등 밥상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뛰고 있어서다.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3% 상승했다. 올 2월 이후 최고치다. 전반적으로 물가는 심각한 수준으로 오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밥상물가'로 지칭되는 신선식품지수가 두달 연속 15%대로 올랐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은 143.6%, 무는 139.7%로 껑충 뛰면서 김장을 포기하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밥상물가 상승은 가계부채와 겹쳐 경제주체의 소비여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45.6%로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가구당 평균소비성향은 2011년 2분기 76.5에서 2016년 2분기 70.9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가계부채가 가계의 소비여력을 떨어뜨리면서 '내수 부진과 저성장'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플레이션은 제조상품 등 기업의 수익성에 관련된 부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지출할 여력은 별로 없는데 밥상물가가 올라가면 내수 침체와 기업의 생산감소로 나타나고, 이것이 악순환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올해 수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0월 수출액은 419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동월대비 3.2%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 8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1월부터 줄곧 마이너스 행진이다.
올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은 계속 어긋나고 있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업종에 따라 혼조 양상이 있다"며 "반도체, 가전 등은 수요 확대에 따라 수출 호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자동차의 경우 신흥시장에서 어려움을 보이면서 수출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부진한데 내수까지 가라앉아 있다. 지난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내수는 올들어 크게 위축됐다. 지난 9월 소매판매(소비)는 전월에 비해 4.5% 감소했다. 2011년 2월(5.5%) 이후 가장 큰폭의 감소다. 내수 침체는 생산 위축으로 이어졌다. 같은달 생산 역시 전월보다 0.8% 줄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은 성장률도 어둡게 하고 있다. 민간 경영연구소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2.8%에 대해 낙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4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2.8% 성장률 달성은 무난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내년 성장률이다. 수출과 내수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목표한 3% 달성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한국은행(2.8%), 현대경제연구원(2.6%), 한국경제연구원(2.2%) 등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되면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2%대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려면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좀비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없으면 모든 경제주체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성동조선, 대우조선해양 등 좀비기업에 대한 과잉 지원이 경제체질 악화를 불러왔다"면서 "구조조정은 정부가 인기가 있어도 추진하기 어려운데 최근 최순실 사태 등 악재까지 겹쳐 정부가 성공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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