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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은 박보검이다(인터뷰)

(서울=뉴스1스타) 강희정 기자 | 2016-10-29 10:30 송고 | 2016-10-29 10:55 최종수정
많은 게 바뀌었다. '보검 매직'이란 말이 생겨났고,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래도 박보검은, 어쨌든 박보검이다.
요새 박보검만큼 '핫한' 스타가 또 있을까. 박보검의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인터뷰가 진행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는 그를 보러온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렇게 만난 박보검은 여전히 인사성이 밝았고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진지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출된 박보검의 모습은 더할 나위없이 착하고 바르다. 그 이미지, 일종의 '착한 프레임'에 대한 질문은 다소 예민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박보검은 "그 프레임에 맞춰서 행동하는 게 더 나쁜 거 아닐까"라고 그다운 대답을 내놨다.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구르미' 책임감? 신원호 PD님 말 떠올렸어요."
박보검은 올 1월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바둑 기사 최택 역을 맡아 열연했다. 될성 부른 그의 이름을 널리 퍼뜨린 주요작이기도 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끝나면 으레 그랬듯, 박보검의 차기작에도 기대가 쏠렸다. '어떻게 하나 보자' 주시하는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제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캐스팅 중에서도 가장 처음이었어요. 처음 대본 보고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죠. 그런데 유정 씨, 진영 씨를 비롯해 대선배님들이 캐스팅 되면서 제가 이 탄탄한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어요. 은근히 책임감도 있었고 어깨가 무거워졌죠. 가족, 회사 분들이 '네가 다 이끌어 가는 게 아니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같이 끌어가는 거다. 뭘 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해줬어요."

"'응팔' 첫 방송 전날 신원호 감독님이 '이 작품이 잘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데 상심하지 말라. 모두가 주인공이다. 크게 부담갖지 말고 즐기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그걸 생각하면서, '내가 다 책임져야지' 생각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만드는 거니까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붐바스틱 춤, 집에서 거울 보고 연습했죠."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 전 박보검의 붐바스틱 춤 영상이 공개됐다. 왕세자 옷을 입고 천진난만하게 춤을 췄다. '흥부자'로 완벽 변신한 모습은 드라마 홍보에 톡톡히 한몫을 했다.

"연습 많이 했어요. 집에서 거울 보고 연습했죠. 담대함도,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무대에 서도 손색이 없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웃음)"

극 초반 왕세자 이영은 천방지축에 까칠한 면모를 보였다. 극이 전개될수록 내면의 깊은 뜻을 펼쳐갔다. 그런 이영과 박보검의 비슷한 점은 뭐였을까.

"'외유내강'이 비슷한 것 같아요. 이영이라는 캐릭터도 외적으로는 굉장히 유하고, 극 내에서는 유약해 보이고 그럴지라도 속은 굉장히 강인하고 우직한 면이 있다고 표현이 됐었어요. 저도 외적으로는 그래보여도 속에는 남자다움이…."

박보검은 '남자다움'을 말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그래도 전 그렇게 까칠하거나 천방지축 날라리는 아니예요."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어? 그거 체크해뒀었는데…."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종종 눈물을 보였다. 반면 눈물이 나면 안 되는데 결국 터지고만 장면이 있을까 묻자 박보검은 해당 장면의 회차가 가물가물한 듯 당황했다. "몇 회인지 체크해 뒀었는데…. 한 번만 확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인터뷰를 위해 미리 준비했는데 까먹은 모양이었다. 급히 회사 직원에게 SOS를 쳤다.

"아, 8회였네요. 8회에서 대리청정을 받고 나서 장 내관(이준혁 분)님이 저한테 옷을 입혀주고 '어떤 일 있어도 잘 해내실 거라' 하는 장면이 있어요. 장 내관님이 정말 저를 사랑해주고 아끼는 걸 느낄 수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회에는 왕 옷을 입잖아요. 그때 장 내관이 '주상전하 납시오' 라는 대사를 해요. 그 대사에 저도 이영을 만들어오면서 힘들었던, 갖은 역경과 고난들이 막 떠올랐어요. 이준혁 선배도 저를 보면서 짠해 하셨고요. 그때 걸어가면서도 발걸음이 무거웠어요. 정말 마지막회인 걸 실감했던 때고요."

제일 많이 울었던 신은 숙의마마(전미선 분)를 만났을 때였다. 숙의마마의 '저하의 발걸음이 반가워 차도가 없으면 어떡하겠냐'는 대사가 그의 심금을 울렸다. 오죽하면 박보검은 얼굴이 카메라에 담기지도 않았는데, 전미선의 눈물을 보면서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았다고.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 박보검이 만난 김유정, 진영, 곽동연

'구르미 그린 달빛'에는 박보검을 비롯해 김유정, B1A4 진영, 곽동연 등이 함께했다. 나이대가 비슷한 만큼 말도 잘 통해 내내 촬영장이 시끌벅적했다는 후문이다.

"(김)유정이는 사극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친구였고, 저보다 연기 경력도 선배예요. 사실 초반에는 어색했어요. 오빠라고도 안 하고 저한테 '박보검님'이라고 했었나, 그랬어요."

'박보검님'이라는 호칭에 기자들의 웃음이 터졌는데, 박보검은 진지했다. 진영에 대해서도 음악적으로 진지한 얘기를 이어갔다.

"작사, 작곡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현장에서 물어보고 그랬어요. 진영이 형은 재능이 정말 뛰어나다고 해야 하나…. 악기를 다룰 줄 아는 게 많지 않아도 작곡을 다 하시니까 뛰어난 가수이자 연기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깜짝 선물로 직접 만든 곡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병연이냐'라는 명대사가 화제였다. 김병연(곽동연 분)과 이영의 브로맨스는 홍라온(김유정 분)과 멜로 못지 않게 지지를 받았다. 박보검은 브로맨스를 같이 해 보고 싶은 배우로 곽동연을 꼽았다.

"동연이랑 다시 만나 보고 싶어요. '구르미'도 원래는 병연이와 함께하는 우정의 레퍼토리가 좀 더 많았었는데 시간에 쫓기고, 급하게 쓰시고 하다 보니…. 추국장에서 병연이 칼을 맞고 쓰러졌을 때, '세상에서 딱 한 사람을 믿어야 한다면 지금도 변함없이 그건 너다' 말하는 신이 있었는데 굉장히 슬펐어요. 동연이가 가지고 있는 눈빛과 에너지가 잘 느껴졌어요. 다음에 만날 때는 동등한 관계, 소중한 친구 관계였으면 해요."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박보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스태프가 또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 될래요."

'구르미 그린 달빛'은 자체 최고 시청률 23.3%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로 막을 내렸다. 높은 인기는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의 성적을 기대케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보검의 대상 수상을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박보검은 열심히 손을 내저었다.

"대상은 아직 아니에요. 재작년에 처음으로 시상식 참석했어요. 시상식에 가면 오랜만에 못 본 '구르미' 식구들을 만나서 좋을 거고, 훈훈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상에 대한 욕심은 아직 없어요. 상을 안 받는다고 해도 시상식에 갈 거예요."

"스태프 분들이 또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구르미' 촬영 현장이 굉장히 따뜻하고 행복했어요.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따뜻했고, 다들 많이 챙겨주셨어요.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은 건 예전부터 같은 꿈이고요."

박보검은 팬카페 댓글을 읽는 등 틈틈이 팬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구르미' 촬영 중에는 여유가 없었지만, 올 연말에는 푹 쉬면서 팬들과 만남을 계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팬미팅 개최를 두고 상황을 조율 중이다.

'응팔'부터 팬미팅까지, 올해 누구보다 알찬 스물 넷이었던 박보검의 스물 다섯은 또 어떤 모습일까. 다음에 만날 그의 성장을 미리 상상해본다.


hjk070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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