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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어떤 팀끼리 결승서 묶여도 이야기가 된다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부천, 울산-수원 4강 충돌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6-10-26 11:50 송고
2016년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FA컵이 이제 4강과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2016년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FA컵이 이제 4강과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2016년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2016 KEB하나은행 FA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팀은 4개로 줄었다. 이들 중 남은 2번의 경기(준결승-결승) 모두 승리한 팀이 2016년 최강 축구클럽의 지위와 함께 상금 3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FC서울과 부천FC, 수원삼성과 울산현대가 26일 오후 7시30분 각각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울산문수구장에서 FA컵 준결승전을 갖는다.

디펜딩 챔피언(서울)과 유일한 챌린지팀(부천)의 만남, 그룹B로 떨어진 명가(수원)와 FA컵 무관의 한을 풀어야할 명문(울산) 등 사연 있는 팀들끼리의 대결로 압축됐다. 이제 코앞이 결승이다. 명분이 약한 팀도, 우승이 간절하지 않은 팀도 없다. '우리가 결승에 올라야 하는 이유'는 제 각각 분명하다.

울산은 FA컵 최다 준결승 진출팀이다. 올해까지 무려 10번이나 4강에 올랐다.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가장 많이 4강에 오른 클럽인데, 이상하게도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울산은 지난 아홉 번의 준결승에서 무려 8패를 기록했다. 1998년에만 유일하게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1998년 결승에서도 FC서울의 전신인 안양LG에 패배했다.

울산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 중 하나다. 그런데도 FA컵 트로피를 한 번도 품지 못했는데, 바로 이런 '4강 징크스' 때문이다. 올해는 그 한을 풀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그런데 상대가 하필 4강에서 강한 수원이다.
수원삼성은 FA컵 준결승에서 무적이다. 지금까지 FA컵 준결승에 6회 진출했는데 모두 승리해서 결승 무대를 밟았고 그중 절반인 3번 우승컵까지 가져갔다. 특히 수원삼성이 FA컵 첫 우승을 차지한 2002년에는 현재 팀의 사령탑인 서정원 감독이 선수로 맹활약하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9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6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대진 추첨 및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삼성 서정원감독(왼쪽)과 울산현대 윤정환감독이 우승트로피을 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2016.9.22/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9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6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대진 추첨 및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삼성 서정원감독(왼쪽)과 울산현대 윤정환감독이 우승트로피을 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2016.9.22/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FC서울은 근래 FA컵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팀이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준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정상에 등극했다. 여기에 토너먼트에 강한 지도자 황선홍 감독이 부임했다는 것도 기대감을 키운다.

황선홍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를 지도하던 2010년 준우승으로 FA컵과 첫 인연을 맺었다. 전성기는 포항 스틸러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다. 황 감독의 포항은 2011년 4강에 올랐고 2012년과 2013년 거푸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토너먼트의 달인들이 상대할 팀은 하부리그의 반란을 꿈꾸는 부천FC다.

FA컵은 묘미는 역시 약팀이 강팀을 잡아내는 이변, 파란이다. 자주 일어나진 않았다. 20년 FA컵 역사에서 1부 리그가 아닌 팀이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4번 있었다. 2005년 당시 실업팀인 울산현대미포조선과 인천한국철도가 준결승에 올랐고 미포조선은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2006년과 2008년에는 국민은행이 준결승에 올랐지만 프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로는 이번 부천FC가 처음이다. 승강제가 시작된 2013년 이후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 팀이 4강에 오른 적도 없다. 아무래도 서울 쪽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그러나 부천 쪽에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미 부천은 32강에서 포항을 잡았고 8강에서는 K리그 최강 전북을 꺾었다.

사연 많은 이들 중 어떤 팀이 결승에 올라 매치업이 엮여도 다 스토리가 된다. 일단 슈퍼매치다.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인 FC서울과 수원삼성이 FA컵 결승에서 격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올 시즌 수원삼성이 그룹B로 떨어지면서 정규리그에서의 맞대결이 줄어든 상황이라 FA컵 결승전 슈퍼매치는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

서울과 울산이 만나면 상대적으로 좋아할 클럽들이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 등 현재 K리그 클래식 그룹A에 속한 이들이 대상이다. 현재 리그 2위(서울)와 4위(울산)인 이들이 FA컵을 품으면 정규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ACL 참가티켓이 차순위 팀에게 어부지리로 넘어갈 수 있으니 내심 기대하는 이들도 적잖다.

부천FC가 FC서울까지 꺾는 기염을 토하고 수원삼성이나 울산현대와 맞붙게 된다면 그야말로 FA컵 20년사 최고의 돌풍을 이어갈 수 있다. 만약 포항-전북-서울-(수원 혹은 울산)을 꺾고 챌린지 팀이 정상에 오른다면, 훗날 '기적'에 비유될 수 있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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