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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최순실 의혹' 미르·K스포츠·전경련 뒤늦게 동시압색(종합2보)

고발 27일만에…최순실 빌딩, 차은택 주거지도 포함
더 블루K 초대 대표이사 조모씨도 참고인 소환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성도현 기자, 김수완 기자 | 2016-10-26 11:13 송고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사건 수사팀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스포츠재단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2016.10.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사건 수사팀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스포츠재단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2016.10.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검찰이 현 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60)와 차은택씨(47)가 설립 및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두 재단에 자금을 지원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을 26일 동시 압수수색했다.
특별수사 인력을 충원하며 사실상 별도 수사팀을 꾸린 지 이틀째, 두 재단에 대한 고발이 들어온지는 27일만이다. 두 재단의 설립과 모금 과정 등을 우선 수사하던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최씨의 재단 사유화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두 재단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최씨 소유 건물 미승빌딩, 더 블루K 등기이사였던 고영태씨(40)가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근 최씨 소유 빌딩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최씨 실소유 회사 더 블루K도 압수수색했다. 최씨 지인으로 미르재단 관련 각종 의혹에 연루돼 있는 광고감독 차씨 주거지 역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미승빌딩은 한때 최씨가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진 건물로 최씨의 공식적인 주소지로 등재돼 있다. 더 블루K는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최씨 모녀가 있는 독일에 보낼 목적으로 설립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 내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집무실 등 전경련 관계 사무실에도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전경련은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르재단에 486억원, K스포츠재단에 288억원 등 총 800억여원 상당의 자금을 지원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받으며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소유한 서울 신사동의 R빌딩과 M 빌딩. 2016.10.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받으며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소유한 서울 신사동의 R빌딩과 M 빌딩. 2016.10.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통상 일주일 정도 걸리는 설립허가가 하루 만에 나는 등 설립과 운영과정 전반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들이 불거진 상태다.

또 전경련이 거액의 출연금을 조성한 것을 두고 청와대 등의 외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 창립총회 회의록이 거짓 작성됐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또 두 재단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해 만들어졌다는 의혹도 있다.

그 중 K스포츠재단은 최씨가 자신의 딸이자 승마선수인 정유라씨(개명 전 정유연·20)의 승마훈련 지원을 위해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재단의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 정동구 한국체대 명예교수(74)는 '이사장으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한 달여만에 사임한 정황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2대 이사장은 최씨의 단골 마사지센터였던 운동기능회복센터(CRC)의 정동춘 원장(55)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씨가 한국과 독일에 설립한 더 블루K, 비덱(Widec) 등의 회사는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유용한 창구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최씨 모녀가 최소 10억원 이상을 들여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비덱 타우누스 호텔과 주택 3채 등을 매입했는데 에 해당 자금을 국외로 옮기는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이 중에는 대학생 신분인 정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주택도 있다. 수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포탈 등의 불법행위는 없었는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르재단은 현 정권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떠오른 광고감독 차씨가 최씨를 등에 업고 재단 인사를 좌우하는 등 설립·운영 과정 전반에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실제 초대 이사장에 오른 김형수 연세대학교 교수는 차씨의 대학원 은사다.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을 지낸 김성현씨도 차씨 최측근이다. 김씨는 재단 출범 직전 재단 사무실 임차 계약을 맺는 등 재단 운영에 관여했다.

차씨와 최씨를 연결시킨 인물은 더블루케이 한국과 독일 법인에 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고영태씨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고씨가 설립한 광고·스포츠마케팅 회사 고원기획의 사내이사로 최씨와 고씨, 차씨 세 사람은 사업을 명목으로 얽혀 있다.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최씨와 차씨에 대한 소환통보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최씨와 차씨는 각각 독일과 중국으로 출국한 후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수사팀은 이날 더 블루K에서 초대 대표를 지낸 조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21일 정 전 이사장과 미르재단 실무자를, 22일에는 전경련 직원들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등을 소환했다. 23일에는 김 전 이사장, K스포츠재단의 김필승 이사, K스포츠재단을 담당했던 전임 문체부 과장급 공무원 1명도 불러 조사했다. 이어 24일과 25일에는 K스포츠재단 설립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박모 과장, 노모 부장도 연달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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