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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경영쇄신안' 뉴롯데 어떻게 바꿀까

호텔롯데 및 주요 계열사 상장, 지주사 전환 추진
질적 성장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 전환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6-10-26 06:20 송고 | 2016-10-26 09:28 최종수정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검찰 수사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6.10.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검찰 수사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6.10.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신동빈 회장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대국민사과와 함께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신 회장이 생각하는 '새로운 롯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 회장은 25일 △준법경영위원회(Compliance Committee) 구축 △질적 성장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 전환 △정책본부 축소와 계열사 책임경영 확대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회사 전환 추진 △지속적인 투자 및 고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내놨다.

이에 재계에서는 롯데가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약속을 한 만큼 보다 조속하고 강력하게 개선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 및 주요 계열사 상장, 지주사 전환 추진

호텔롯데와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등을 상장하겠다는 것은 이미 작년 대국민사과에서 밝혔던 내용이다. 실제로 호텔롯데는 증시 입성 직전까지 갔다가 검찰 수사로 인해 무산되기도 했다.
신 회장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호텔롯데 상장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기업공개를 통해 투명한 기업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호텔롯데 상장은 국적논란 해소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일본기업'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을 낮출 계획이다.

게다가 호텔롯데 상장에 성공할 경우 유입되는 자금으로는 지배구조 개선과 면세사업 성장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즉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 입장에서 기업 투명성 제고, 국적논란 해소, 성장을 위한 자금 확보 등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편인 셈이다.

아울러 기업공개 요건에 맞는 계열사들도 호텔롯데에 이어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세븐을 비롯해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책본부 역할 줄여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신 회장은 그동안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의 역할도 축소하기로 했다.

정책본부는 계열사간 중복투자 방지, 의견 조율, 업무 지원 등을 위해 2004년 설립된 조직이다. 하지만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비리를 위한 조직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에 신 회장은 경영투명성과 계열사들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정책본부의 인원과 역할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현재 롯데정책본부는 총 7개부서(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와 기타 부설 조직(롯데재단, 롯데미래전략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근무 인원은 300여명이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회장 직속의 상설 조직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해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태 점검 및 개선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준법경영위원회는 현재 계열사의 투명한 의사결정을 감독하는 조직인 투명경영위원회와 함께 경영시스템 개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질적 성장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 전환

이와 함께 그룹의 경영철학을 기존의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히 그룹의 비전만 바뀌는 것이 아닌 체질과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매출 위주의 고성장을 추진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갑을 논란 등 사회적 문제를 많이 일으켰다. 신 회장은 이같은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매출 위주의 양적 성장이 아닌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질적 성장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은 조만간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내용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5년간 40조원 투자, 유통·관광·화학 등

한편 신 회장은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롯데 안팎에서는 역시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과 관광, 화학 등에 투자가 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는 향후 상장 추진과 함께 미국, 유럽 등의 호텔 및 리조트 인수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이미 러시아 모스크바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미국령 괌 등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등 글로벌 체인화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면세점 사업에 대한 투자도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면세점 성장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롯데는 호주, 동남아시아 등에 근거지를 둔 면세점 운영 기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1,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겠다는 계획이다.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해외기업 인수합병과 투자도 재추진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계획 발표에 앞선 24일 미국내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유에스에이코퍼레이션(LOTTE Chemical USA Corporation)의 주식 80주를 3784억원에 매입하는 등 북미 대륙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보다 신중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정해질 것"이라며 "쇄신안이라는 밑그림이 그려졌기 때문에 새로운 롯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바삐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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