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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11…美 셰일오일 좀비들이 '유가 랠리'를 죽이는 법

파산보호 신청 셰일기업, 여전히 생산활동 '활발'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6-10-25 11:04 송고
미국 노스 다코타에 위치한 원유 펌프 시설. © AFP=뉴스1
미국 노스 다코타에 위치한 원유 펌프 시설. © AFP=뉴스1
미국 연방정부의 파산법은 어떤 개인이나 기업이 자력으로 회생이 어려울 경우 이를 법적으로 돕는 제도다. 부채 감면이나 상환 유예를 통해 기업 정상화가 가능하다면 챕터11를 통해 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아니면 챕터13을 통해 자산매각과 청산 절차를 밟는다. 챕터 11을 신청한다고 해서 다 파산하는 것은 아니며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 시장 투자자들은 저유가가 에너지 좀비기업들을 솎아내 공급 과잉시장의 균혀을 근본적으로 이끌어내 줄 것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좀비기업들은 챕터11을 통해 회생함으로써 원유 시장의 공급 축소에 별다른 영향을 끼지치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WSJ는 24일(현지시간) '파산: 좀비기업이 유가 랠리를 죽이는 방법' 제하의 기사에서 에너지 시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했지만 시장 수급에 끼치는 영향력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이후 모두 70개의 셰일오일 업체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기업들이 생산하는 에너지는 원유로 환산할 경우 일평균 100만배럴에 달하는데, 파산보호 신청 이후에도 생산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WSJ는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 맥켄지의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전했다. 

저유가가 장기화하면서 파산을 유발했지만 파산보호 조치를 통해 막대한 채무를 떨어내고 여타 생산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생산을 지속하거나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일례로 미드스테이츠 페트롤리엄은 지난 4월 30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바로 다음날 새로운 유정을 시추하기 시작했다. 최근 유가 반등에 생산을 늘린 경우도 있다. 굿리치 페트롤리엄의 로버트 턴햄 사장은 최근 유가 반등으로 루이지애나 유정의 수익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굿리치는 이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생산에 드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있다.

광산업계의 파산법 활용은 더욱 눈부시다.

미국에서 5대 석탄업체에 속하는 피바디 에너지, 아크콜, 알파천연자원 등 3개사는 지난 18개월 사이에 모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상반기 36% 수준이던 이들의 점유율은 올 상반기에도 여전히 33%에 달했다.  

피바디에너지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1650명을 감원해 연간 자본지출을 9억9700만달러에서 1억1100만달러로 대폭 줄였다.

오히려 기존에 수익성이 더 좋았던 경쟁사들이 취약해졌다. 미국 석탄업계의 거물 로버트 머레이는 지난 2014년 경쟁사들의 연쇄 파산신청을 정확하게 예견한 바 있다. 그래서 당시 머레이는 40억달러를 빌려 2년 동안 자산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올 여름 머레이 역시 파산보호를 피하기 위해 은행, 직원들과 협상을 하는 처지에 몰렸다.

파산보호로 경쟁사들이 후퇴할 것이라는 것은 오판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머레이는 경쟁사들이 계속 생산을 한다면 "이는 파산의 시궁창으로 모두를 몰고 갈 것이다. 좀비 석탄기업들이 여전히 과거 시장의 유령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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