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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심장이 튀어 나오는 줄…" 이민지의 짜릿했던 시즌 2승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6-10-23 18:21 송고
호주교포 이민지(20·하나금융그룹). /AFP=뉴스1 © News1
호주교포 이민지(20·하나금융그룹). /AFP=뉴스1 © News1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기록한 호주 교포 이민지(20·하나금융그룹)의 우승 소감이었다. 대회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그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쫄깃한' 승부를 펼쳐야만했다.
이민지는  23일(한국시간) 중국 하이난도의 지안 레이크 블루베이 골프 코스(파72·677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위 제시카 코다(미국·12언더파 276타)를 한 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 4월 하와이섬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이민지는 두 번째 우승도 섬에서 기록하면서 유독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쾌조의 샷감을 보였다. 1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친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5언더파를 추가해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2위와는 6타차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짓는 듯 했다.

하지만 우승은 쉽지 않았다. 3라운드에서 흔들린 이민지는 한 타를 잃었고, 그 사이 맹타를 휘두른 코다와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의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코다, 주타누간이 잠잠하면서 이민지가 다시 앞서갔지만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불허였다.

17번홀(파3)에서 이민지가 보기를 기록했고 주타누간이 긴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두 타차는 순식간에 없어졌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결정이 나는 순간이었다.

LPGA투어의 손꼽히는 장타자 주타누간에게 유리해보인 파5 홀이었지만, 승부는 역시 예측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주타누간의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지고 만 것이다. 욕심을 낼 필요가 없어진 이민지는 안전하게 물과 멀찌감치 떨어진 곳으로 공을 날렸다.

사실상 승부는 갈린 상황이었지만 이민지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1m 가량의 '챔피언' 버디 퍼팅을 앞두고도 숙고하던 이민지는 공을 홀컵에 떨어뜨린 후에야 활짝 웃어보였다.

수백번을 성공시켰을 퍼팅이었지만 이민지에게는 어떤 때보다도 긴장된 퍼트였다. 이민지는 "오늘 하루 종일 조금 긴장이 됐는데,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며 당시의 기분을 전했다.

2014년을 마친 뒤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이민지는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해가고 있다. 지난 시즌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시즌에도 2승을 추가했다.

'노장' 캐리 웹의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호주 여자 골프에는 이민지라는 확실한 '후계자'를 확보한 셈이 됐다. 이민지는 지난 8월 리우 올림픽에서도 또 다른 교포 오수현(21)과 함께 호주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 우승으로 20세 이전에 2승을 기록한 5번째 선수(리디아 고, 렉시 톰슨, 말렌 헤지, 산드라 헤이니)가 됐던 이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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