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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 부동산 과열의 역설…은행만 웃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銀 3분기만에 작년순익 달성
가계대출 조기 부실화하지 않으면 "실적 행진 이어질 듯"

(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정연주 기자 | 2016-10-23 11:31 송고 | 2016-10-23 18:39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시중은행들이 저금리에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섰다. 우려했던 저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과열에 따른 가계대출의 증가는 오히려 예대마진을 늘리는 호재가 됐다.

정부가 본격적인 가계부채 옥죄기에 나서 4분기엔 이익 성장세가 조금 누그러질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나간 대출이 빠르게 부실화하지 않는다면 큰 타격은 없다는 분석이 많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을 초과했다.

하나은행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777억원으로 작년 연간 순이익보다 26% 많았다. 우리은행도 지난 한 해 이익보다 7% 이상 많은 1조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올해 1~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1년간 거둔 순이익을 각각 5%, 1.5% 웃돌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와 비교하면 각각 20~36%가량 순이익이 증가했다.

저금리가 은행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결과는 달랐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내리면서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주택거래 활성화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여신이 늘어나면서 은행의 이익은 오히려 늘었다. 일종의 박리다매 효과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405조원이다. 지난해 말 383조1000억원보다 23조4000억원 늘었다. 1%의 마진만 확보해도 작년 말보다 2300억원 이상 많은 돈을 번다는 얘기다. 

저금리 상황에선 보통 이자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마땅히 돈을 굴릴만한 곳을 못한 대기성 자금이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으로 몰리면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우리은행의 3분기 NIM은 1.87%로 전 분기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1.58%로 전 분기와 같았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01%포인트, 0.02%포인트 하락했다.

정부가 본격적인 가계부채 옥죄기에 나서고 있지만, 4분기에도 은행의 호실적 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열풍으로 늘어난 가계대출이 조기에 부실화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대출 성장세는 완만해지겠지만, 대출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이익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금리가 크게 내려가지 않는다면 지금 수준의 이자이익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은 조금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몇 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데 4분기부터는 반영할 가능성이 있어 수익은 조금 나빠질 수 있다"면서도 "NIM이 안정적인 데다 건전성도 좋은 편이라 내년 1분기엔 최근과 같은 수익성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jbk8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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