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5호선 김포공항역 방화행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하차하고 있다.  2016.10.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9일 일어난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PSD) 승객 사망사고는 아직 원인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경찰조사 이후 2차 발표가 이뤄져야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현 단계에서는 기관사가 승객안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출발했다며 책임에 무게를 두는 일부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섣부른 판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해당 기관사는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승객이 갇혔다는 신고를 받고 전동차 문을 27초 가량 열었다. 27초는 일반적으로 꽤 긴 시간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지하철기관사들은 출퇴근 혼잡시간 때 역에 도착하면 승객이 내리고 타는 과정에서 30~45초 정도 문을 열었다 닫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견줘 단순히 갇힌 상황이라면 27초면 대피하고도 남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기관사가 당시 상황에서 승객이 안전히 열차 내로 들어왔는지 모니터상으로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열차에서 내려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1인 승무제로 운영되는 5~8호선의 여건상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기관사로서는 27초 정도면 승객이 통상적으로 열차 안으로 들어오기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하고 출발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기계적 결함 가능성도 남아있다. 스크린도어는 전동차와의 사이에 물체나 사람이 있어도 양쪽 센서로 감지해 문이 열리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당시 상황에서 문이 왜 열리지 않았는지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일단 로그기록상 스크린도어나 전동차문에 뭔가가 끼인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를 고장 때문에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기관사는 신고를 받고 전동차 문을 다시 열고 닫았을 때 이상신호가 없어 열차를 출발시켰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가 5~8호선에서 가장 노후됐고 오작동도 제일 많았다는 점도 지적된다. 도입 당시 도철 자체개발기술로 설치하려다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작동의 개연성이 있는 셈이다. 

문이 열린 27초간 승객이 왜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는지도 미스터리다. 변을 당한 승객이 미처 몸을 피할 수 없었던 특수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5~8호선 플랫폼에는 서울메트로 노선보다 많은 CCTV가 설치된 것으로 알고있다. 당시 승객의 상황도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철도공사 차원에서도 좀더 세밀히 확인하고 경찰 조사결과를 종합해야 구체적으로 진상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고 단정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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