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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에도 품질차이...SCM생명과학 기술이 특별한 까닭

[바이오 프런티어⑥] 송순욱 SCM생명과학 대표이사 겸 인하대의대 교수
세계최초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기술...적은양으로 높은 치료효과"”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음상준 기자 | 2016-10-19 06:00 송고 | 2017-02-13 18:06 최종수정
SCM생명과학 송순욱 대표. /뉴스1 © News1

"성체줄기세포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세포 분리법에 따라 효과 차이가 큽니다."

세계 최초로 고(高)순도의 줄기세포 분리 특허기술을 개발한 SCM생명과학 송순욱 대표의 말이다.

기존보다 순도 높은 줄기세포를 체내에 투입하기 때문에 보다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줄기세포의 투여량도 줄일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송순욱 대표는 최근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성체줄기세포의 효능이 사람마다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순도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CM생명과학은 이러한 특허기술을 통해 일종의 이식거부반응인 이식편대숙주질환 줄기세포치료제 'SCM-CGH' 개발을 위한 임상2상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기술은 '층분리배양법' 으로 세계에서 유일하다.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특허 등록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글로벌 상업화에 들어갈 경우 이 회사만의 강점이 된다.

송 대표는 인하대병원 중개연구센터장을 겸임하는 인하대의대 교수(의생명융합학과)이기도 하다. 연구자로서 과거 임상치료를 통해 줄기세포의 효과를 직접 확인한 것이 본격적으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발단이 됐다. 

◇10년전 병원서 이식거부반응 환자에 투입, 효과 확인

2007년 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 2명이 발생했다. 이식편대숙주질환은 주로 골수이식 환자들 중에서 발생한다.

이식편대숙주질환은 골수이식과정에서 기증자의 골수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T세포)가 골수를 받은 환자 몸속 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질환이다. 증상에 따라 만성과 급성 두 종류가 있다. 항원이란 쉽게 말해 나의 세포가 아닌 남의 것으로 인식되는 물질이다.

원래는 남의 혈액 속에 있는 면역세포가 그 혈액을 받은 사람의 면역기전에 의해 파괴돼야 정상적인 수혈 효과가 난다. 하지만 혈액을 받은 사람의 면역기능이 저하돼 남의 혈액에 있는 면역세포에 대한 공격력이 떨어지면 이 같은 질환이 발생한다. 골수 이식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면역력이 상당히 저하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매우 치명적이어서 골수이식 환자 10명중에 6명은 이러한 이식편대숙주질환이 발생하는데 이 6명중에 1~2명이 사망한다.

이식편대숙주질환의 마지막 치료법은 염증을 완화시키는 면역억제제와 스테로이드 처방이다. 하지만 완전한 치료법이 아닌데다 스테로이드가 듣지 않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법이 없어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

2007년 해당 환자들의 주치의였던 인하대병원 동료 교수는 성체줄기세포인 중간엽줄기세포(MSC : Mesenchymal Stem Cell)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던 외국의 한 사례를 떠올리며 줄기세포를 연구해오던 송순욱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송 대표는 이미 2006년 층분리배양법을 통한 줄기세포 배양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한 상태였다. 하지만 국내 약사법상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줄기세포는 배양해 사용할 수 없었다. 위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응급환자를 위한 응급임상시험용의약품 사용승인을 받고 이 줄기세포를 환자에 투입했다.

2007년만 해도 줄기세포는 아직 우리나라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다. 황우석 박사가 줄기세포 연구로 논문조작 사건에 휘말렸던 2005년과도 시점이 그리 멀지않았다.

하지만 송 대표의 확신은 통했다. 기존 다른 논문을 활용해 줄기세포 투여용량을 조절하고 첫 번째 환자에게 일정기간 간격을 두고 두 번 주입(몸무게 1킬로그램당 200만셀)했다. 환자는 몸 상태가 호전돼 4주 만에 퇴원했다.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배양법 기술을 적용했던 터라 두 번째 환자의 경우엔 용량을 절반(1킬로그램당 100만셀)으로 줄여봤다. 역시 두 번 주입했고 환자는 3주 만에 퇴원했다.

한진그룹과 짧은 줄기세포 인연, 그리고 창업

당시 주치의는 인하대병원 홍보팀에 연락해 대대적으로 이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환자 임상데이터가 두 명뿐이어서 대외가 아닌 내부 공유만 이뤄졌다. 한진그룹 이사장에게도 보고되면서 현재 SCM생명과학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한진그룹 계열사 호미오세라피가 2008년 8월 세워졌다. 줄기세포연구개발을 위한 벤처기업으로 한진그룹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한진그룹과의 인연은 길지 않았다. 임상연구를 하던 중인 2013년 한진그룹이 지주사 체제가 되면서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호미오세라피는 2014년 6월 정리됐다.

당시 이식편대숙주질환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1상은 이미 마친 상태였고 임상2상을 준비하던 단계였다. 이후 송 대표의 아쉬움은 투자기관 투자를 통해 덜어낼 수 있었다. 실험실 창업형태의 벤처기업 SCM생명과학은 2014년 7월 설립됐다. 호미오세라피의 연구소 시설은 한진그룹에서 투자했기 때문에 인하대산단에 넘겨졌고, SCM생명과학은 관련 시설을 임차해 사용 중이다.

◇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배양 기술 특허

송 대표는 높은 순도의 줄기세포 분리기술이 SCM생명과학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의 핵심원천이라고 설명한다. 기존 줄기세포치료제들이 사용해온 줄기세포 분리법과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다.

SCM생명과학 송순욱 대표. © News1
송 대표는 "국내외 기존의 줄기세포치료제는 거의 모두 '농도구배원심분리법'을 통해 골수 등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한다. 순도가 그리 높지 않고 특히 미국의 오사이리스(OSIRIS) 기업이 해당 특허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 줄기세포치료제들이 미국 진출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특허는 지난해 만료됐지만, 이 특허와 연관된 또 다른 특허등록으로 사실상 해당기술의 영향력이 남아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에는 오사이리스의 특허등록이 안 돼 있다. 얼마든지 해당기술로 국내에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이유라는 것이다.

층분리배양법은 농도구배원심분리법과 어떻게 다를까.

골수를 예로 들면, 골수에는 성체줄기세포와 조혈모세포, 섬유아세포, 지방세포, 뼈 관련 세포 등 여러 세포들이 섞여 있다. 이를 농도구배원심분리법으로 분리를 시키면 조혈모세포가 전체 골수액에서 상층부에 뜨고 필요로 하는 중간엽줄기세포는 바닥에 가라앉는다.

바닥에 있는 것만 모은 게 모두 중간엽줄기세포라면 순도가 높겠지만 섬유아세포와 지방세포, 뼈 관련 세포들도 다 같이 바닥에 층을 이룬다. 정확히 중간엽줄기세포만 골라내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이다. 골수가 아닌, 지방, 제대혈에서 농도구배원심분리법으로 줄기세포를 분리해도 마찬가지다.

현재 이러한 방식으로 분리한 중간엽줄기세포의 순도를 밝힐 기술은 없다. 중간엽줄기세포 표면에만 발현하는 특정 단백질이 있다면 이를 항원으로 인식하는 항체를 만들어 따로 분리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간엽줄기세포 표면에만 100퍼센트 특정 발현하는 단백질은 20년이 넘도록 발견되지 않았다.

송 대표는 다른 회사가 해외에 특허 등록시켜 놓은 원심분리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다른 분리법인 ‘층분리배양법’을 개발했다.

이 배양법은 1밀리리터의 골수액과 14밀리리터의 세포 배양액을 섞고 2시간 간격 혹은 하루나 이틀 간격으로 가만히 놔둔 뒤 상층액만 다른 배양용기에 담는 방식을 수차례 반복한다. 이 때 상대적으로 무거운 세포인 백혈구나 적혈구는 짧은 시간 내 바닥에 가라앉는다. 원심분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중간엽줄기세포는 상층액에 떠있을 수 있다.

상층액만 떠서 분리시키는 것을 반복하면 상층액에 남아있는 세포 수는 크게 줄어든다. 그렇게 분리한 상층액을 가만히 놔두면 바닥에 붙어 분열하는 특징을 지닌 중간엽줄기세포와 지방세포 등이 남는다.

그때 세포들은 군체(Cell colony, 300~500개 세포)를 이룬다. 세포 한 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열을 통해 자기와 동일한 세포들이 군체를 이루면 덩치가 커 식별이 가능하다.

세포군체들 가운데 중간엽줄기세포에만 'CD73', 'CD90', 'CD105' 단백질이 발현된다. 동시 'CD11'와 'CD34', 'CD45'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는다. 동시에 골세포나 연골, 지방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세포들만 선별한다. 이를 배양해 치료제로 만드는 것이 송 대표의 고순도 줄기세포 개발 특허기술이 된다.

송 대표는 "기존 다른 특허기술과 차별성을 두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진출 시 전혀 걸림돌이 없다"며 "앞으로 국내를 비롯한 일본 등에서도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국내 임상2상..일본에서도 임상 계획

SCM생명과학은 이 특허기술을 통해 이식편대숙주질환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내 임상2상 연구를 이달 시작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시작되고,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삼성병원, 서울세브란스병원, 인하대병원에서 같이 수행되게 된다.

송 대표는 "동물모델 실험에서 대조군은 9일째 모두 죽었지만, 기존 분리방법을 통한 줄기세포로는 15일, SCM생명과학의 이식편대숙주질환 줄기세포치료제를 투입한 군은 23일 동안 살았다"며 "질환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면 줄기세포라도 살리긴 어렵다. 하지만 치료제를 통한 생존율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2상을 마치면 최근 개정된 규제당국의 '생물학적 제제 등의 품목허가 심사규정'에 따라서 기존보다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규정에 의하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중증의 비가역적 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경우 줄기세포치료제는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다. 조건부 품목허가란 임상1상을 거쳐 임상2상까지의 결과만으로 규제당국이 시판허가를 내주고 차후 임상3상을 별도로 진행해야 되는 것을 말한다. 보통의 의약품 허가는 임상1~3상을 모두 거쳐야 한다.

일단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 대상의 신선한 세포를 사용한 임상2상을 진행하면서 급성 환자 대상의 동결형 세포를 사용한 임상2상도 내년 초 시행으로 목표를 세웠다.

제형과 환자군을 달리한 이유는 각기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급성 환자의 경우 빠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줄기세포 완제품을 동결했다가 곧바로 해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주문에 따른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신선형 세포의 경우 만성 환자 치료에 맞춰져 있다. 만드는데 보통 12일이 걸리다 보니 몇 시간 안에 주입해야 하는 급성환자들은 사용이 어렵다. 아무래도 신선형 줄기세포가 냉동과 해동과정을 거쳐야 하는 동결형보다 효과가 조금 더 좋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향후 일본에서도 임상연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재생의료법을 시행하면서 임상1~2상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되면 시판허가가 가능하도록 했다. 일본은 보험급여 적용 절차가 까다로운 우리나라와 달리 줄기세포로서 의약품허가를 받으면 보험적용이 가능하다.

송순욱 대표는 "앞으로 고순도 줄기세포를 통한 급성췌장염과 아토피, 간경변 등 다른 질환 치료제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순욱 대표이사는…

미국 에버그린주립대 생물학을 전공하고 메릴랜드대 분자생물학 석사와 존스홉킨스대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하버드의과대학 유전자치료학과 박사후 과정을 마친 뒤 2000년부터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직(의생명융합학과)을 맡고 있으며 현재 인하대병원 중개연구센터장도 겸직하고 있다. 그 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매진해 오면서 2006년 줄기세포 분리기술인 층분리배양법을 개발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특허등록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부터 ‘World Journal of Stem Cells’의 편집자 역할도 겸하면서 2014년부터 SCM생명과학을 창업,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l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