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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확산 경보]①사범 6년만에 다시 1만명시대…경제난 반영

경제위기뒤 급증...양극화, 취업난에 다시 1만명대
필로폰 등 강력 마약 기승..30~40%대가 66%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6-10-16 15:03 송고 | 2016-10-17 10:36 최종수정
편집자주 6년 만에 마약사범이 1만명을 넘어서며 마약청정지대로 분류된 우리나라의 위치가 위태롭게 됐다. 경제난에 마약은 수요든 공급이든 더 깊히 우리의 일상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마약으로 국민들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사회적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금기약물 마약에 대한 새로운 차원이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약사범 1만명 시대를 맞아 국내 현주소를 짚어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가 환각상태로 고속도로를 질주한 대형화물운전자 등 마약사범으로부터 압수한 증거품을 11일 공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2016.10.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가 환각상태로 고속도로를 질주한 대형화물운전자 등 마약사범으로부터 압수한 증거품을 11일 공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2016.10.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필로폰을 투약하고 심야 고속도로를 환각상태로 질주한 화물차 운전자들과 이들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화물운송영업소장이 무더기로 붙잡혀 법정에 섰다. 경찰조사 결과 화물차운전자들은 하루 2~3회 고속도로를 오가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던 사람들로 심야에 졸음을 쫓기 위해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투약한 마약은 중국동포와 탈북자들이 속옷 등에 숨겨 공항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고단한 삶을 못이겨 마약의 검은 유혹에 넘어가는 한국인들이 다시 늘고 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마약을 만들기도 손에 넣기도 쉽게 됐다. 유엔(UN)이 분류한 마약청정국이지만 그 지위가 이제 위태롭게 됐다.

◇마약사범 6년만에 다시 1만명대...경제난 반영

실제로 마약은 경제위기와 관계가 깊다. 대검찰청의 '2015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류사범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인 1999∼2002년 4년 연속 1만명을 넘었다. 이어 2003∼2006년 4년간 7000명 선으로 줄었다가 2009년 다시 1만명을 넘었다. 미국 모기지발 금융위기가 닥친 직후다.  2011∼2014년 4년간은 다시 1만명 이하로 억제됐지만 2015년 1만1916명이 단속돼 6년 만에 다시 1만명을 넘어섰다. 

저성장 장기화 속에 경제양극화, 청년실업, 고령화 등으로 사회적 스트레스가 가중된데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더이상 마약이 연예인 등 일부계층의 빗나간 쾌락추구 행위나 자포자기한 사람들의 탐닉행위만은 아니다.
극심한 경쟁 체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해소할 수단이 부족한 사회일수록 마약류가 활개칠 공간이 많아진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청년취업대란 속에 흙수저·금수저같은 자조적 논란이 제기된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북한이탈주민도 마약관련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에 왔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생활고와 향수병에 시달려 마약에 손대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어서다. 올들어 8월까지 교도소에 수감된 북한이탈주민은 총 129명중 마약류사범이 38명으로 가장 많다.

연도별 마약류사범 추세(대검찰청 2015 마약류 범죄백서)./© News1 이은주 디자이너<br><br>
연도별 마약류사범 추세(대검찰청 2015 마약류 범죄백서)./©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마약류 중독 실태는 우리 사회가 건강한 여가를 보장하고 정상생활을 하는데 얼마나 시스템을 갖 갖췄느냐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일수록 중독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마약류중에서도 환각·각성효과와 중독성이 큰 합성마약이나 향정신성 물질에 대한 이용도가 크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통이 많은 마약, 필로폰이 포함된 향정약물 투약자가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 1만1916명의 81%(9624명)를 차지한다. 이는 2011년 7226명에 비해 33.2% 늘어난 것이다.

특히 필로폰을 포함한 향정물질 복용자는 30~40대가 65.8%에 이른다. 필로폰의 경우 비교적 고가로 거래되다보니 경제력을 갖춘 30~40대가 자연스레 많이 투약하게 되는 것으로 사법당국은 보고 있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살을 빼기 위한 목적으로 향정약물인 식욕억제제 등을 과다 복용하는 것이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향정물질은 의약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따라서 환자나 의사들의 일탈에 따라 얼마든지 변칙활용될 수 있다는게 문제다. 식욕억제제 외에도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도 변칙활용으로 종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공식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의료계에서는 병원내에서 의료진에 의한 마약류 몰래 복용이 심각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에 적발된 마약류(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경찰에 적발된 마약류(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 마약이란....

마약류는 의학적으로 몸속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높이는 중독성 약물을 말한다. 생성원에 따라 천연마약과 합성·반합성 마약으로, 제조원으로는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향정약), 대마로 분류한다.

마약 중 천연마약은 양귀비·아편·코카 잎(코카인)이 있다. 양귀비 열매 유액을 모아 아편을 만들고 이를 정제하면 강력한 진통 물질인 모르핀이 나온다. 모르핀 성분을 다시 정제한 것이 가장 사악하다는 마약 헤로인이다. 합성마약은 당초 의료용으로 개발했던 페티딘계와 메타돈계 약물이 있다. 

향정약은 환각제와 각성제, 진정제로 나눈다. 이중 각성제이면서 일명 히로뽕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은 국내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투약되온 마약류다. 신종 향정약은 합성대마와 JWH-018(일명 스컹크 또는 스파이스), HU-210, 동남아시아 지역에 자생하는 열대성 나무로 만든 크라톰, 필로폰·카페인·기타 성분을 혼합한 야바(YABA), GHB(속칭 물뽕),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 등이 유통되고 있다.

대마는 삼(hemp)으로 불리는 식물의 잎과 꽃대 윗부분을 건조해 담배 형태로 만든 게 대마초다. 대마초에서 채취한 대마 수지를 말린 뒤 압착시키면 해시시(Hashish)가 된다. 해시시는 대마초보다 중독성이 훨씬 강하다.

마약이 몸속에 들어오면 기억력과 사고력 등을 주관하는 뇌 속 전두엽과 보상회로를 자극하고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이로 인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흥분 상태에 빠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이런 황홀감은 오래가지 못한다.

강한 중독성 때문에 중독자는 최소 1년 이상 치료받는 게 원칙이다. 약물과 인지행동 치료를 함께 받는다. 가치관을 바꾸는 정신 치료까지 병행하므로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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