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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문예지들, '페미니즘' '세대론' 화두 적극 담는다

'릿터' '말과활''오늘의 문예비평' 등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6-10-10 16:45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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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에 대응이 늦다는 평가를 받던 문예지들이 최근 수년간 사회 전반의 화두로 등장한 '페미니즘'과 '세대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새롭게 창간되거나 혁신을 꾀하고 있는 잡지들은 물론 수십년 이어온 전통의 매체들도 이들 화두를 적극 문학적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2~3년 전부터 페미니즘은 '여혐(여성혐오)·남혐(남성혐오)' '메갈리아 대 일간베스트' 등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며 사회담론의 핵으로 떠올랐다. 세대론 역시 수년 전부터 'N포세대'(결혼 출산 연애 등을 포기하는 세대) 등의 말을 유행시키며 현실의 담론으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그간 문예지들은 이들 문제를 다루지 않거나 잡지의 극히 일부만을 할애해 소극적으로 다뤄왔다. 그런데 새로 창간되거나 혁신을 꾀하는 문예지들은 최근 이 주제들을 특집이나 기획으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민음사에서 발간하는 격월간 문예지 '릿터' 2호(10/11월호)는 페미니즘을 커버스토리로 삼았다. 여성학자 김현미, 김신현경, 손희정의 글로 한국 페미니즘 역사를 일별했다. 릿터에는 서유미·김엄지·최영건·정지향·최정화 등 여성 작가들이 각각 '육아·몸·일·주거·혐오' 같은 여성 현실을 다룬 플래시픽션(짧은소설)도 담았다.

최근 소설가 장정일이 주간을 맡아 여성 편집위원을 새로 대거 영입한 인문비평지 '말과활' 11호는 '혐오의 정치를 넘어서'가 특집이다. 김신현경, 허윤, 오경미, 류진희, 오혜진 등 젊은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필자로 참여했다. 혁신호 '문학과사회' 가을호 역시 별지 특집 좌담 ‘우리 세대의 비평’에서 페미니즘을 주요 의제로 다루었다.

새로 출간되거나 혁신을 표방한 문예지가 아닌 전통을 자랑하는 문예지들도 페미니즘과 세대론을 적극 수용중이다. 100호를 훌쩍 넘어서며 부산에서 꾸준히 출간되어 온 '오늘의 문예비평' 가을호는 ‘여성 비평가의 존재론’을 특집으로 꾸몄고, 역시 통권74호의 잡지인 '21세기 문학'도 여성혐오 정국의 함의와 페미니즘적 비전을 다뤘다.

이들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문화비평가 오혜진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페미니즘’이니 ‘N포세대’니 하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비문학적인 것’으로 간주하며, ‘문학’이라는 이름의 낡은 신화에 홀로 자족했던 기존 문학이 '자신의 삶을 객관화할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강동호 문학평론가 역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문학에서의 페미니즘적 자각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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