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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숨은 관광지⑧] 명창들의 '소리공부방' 익산 심곡사

명창 정정열 기린 ‘떡목 공연장’서 다양한 공연 개최
주변 왕궁리‧미륵사지 등 백제역사 유적지구도 볼거리

(익산=뉴스1) 김대홍 기자 | 2016-10-08 08:46 송고
편집자주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관광지도 좋지만 호젓한 숲길을 걸으며 건강과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뉴스1 전북본부는 지역 내에서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거나 붐비지 않는 관광지 10곳을 추려 소개한다.
전북 익산 미륵산 중턱에 자리한 심곡사는 깊은 골짜기에 위치해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다. © News1 김대홍 기자
전북 익산 미륵산 중턱에 자리한 심곡사는 깊은 골짜기에 위치해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다. © News1 김대홍 기자

◇미륵산 기슭에 위치한 심곡사의 특별함

익산 심곡사는 미륵산 중턱에 자리 잡은 천년 고찰이다. 미륵산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명소는 아니지만 주변의 아는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숨겨진 명소로 간직한 곳이다.
한가한 가을볕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농촌마을을 지나 절로 향하는 굽이굽이 호젓한 산길은 걸으면 소나무 숲의 시원한 바람과 산새소리가 길손을 반긴다.

사계절이 아름답긴 하지만 봄에 심곡사로 향하는 3km구간에는 벚꽃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늦가을의 깊은 낙엽향기가 백미로 꼽힌다.

심곡사는 깊은 골짜기에 있어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고시 공부를 해서 국가고시에 합격한 사람이 여럿 배출됐다고 한다.

절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심곡사 떡목공연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연 속에 품어있어 아늑한 심곡사가 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뽕나무 가지에는 연둣빛 탱자가 주렁주렁 매달려 가을 빛을 담는다. © News1 김대홍 기자
자연 속에 품어있어 아늑한 심곡사가 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뽕나무 가지에는 연둣빛 탱자가 주렁주렁 매달려 가을 빛을 담는다. © News1 김대홍 기자

고요할 것만 같은 절에 꽤나 넓은 공연장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자세히 살펴보니 판소리 5대 명창 중 한사람인 정정열 명창(1875~1938)이 명창 반열에 오른 것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장이다. 2011년에 전통 소리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건립됐다.

그는 선천적으로 판소리를 하기에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목성이 탁하고 음량이 부족해 상성(上聲)이 막힌 ‘떡목’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했다.

익산 망성면 출신인 정 명창은 어릴 적 소리에 입문했으며 50대가 넘어 뒤늦게 서울의 중앙 무대로 진출해 작고하기 전까지 10년 동안 후배 판소리 명창과 많은 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 임화영 명창은 “정정열 선생님은 김연수, 오정숙 등 저의 스승님들을 가르치신 분”이라며 “평소 지리산에서 소리를 연마 했는데 떡목공연장이 설립되면서 부터는 제자들과 함께 심곡사에서 숙식하며 소리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곡사에서는 매년 가을 산사음악회가 열리는데 2000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또한 많은 국악인들이 소리를 연마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주인 없는 무인 찻집에는 말린 꽃가지며 다양한 모양의 찻잔 등 편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오랜 시간 발길을 머물게 한다. © News1 김대홍 기자
주인 없는 무인 찻집에는 말린 꽃가지며 다양한 모양의 찻잔 등 편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오랜 시간 발길을 머물게 한다. © News1 김대홍 기자

◇심곡사 내 무인찻집도 편안한 쉼터

떡목공연장을 지나 심곡사로 향하는데 바로 입구에 나무로 만든 집이 보였다. ‘똑똑’ 노크를 한 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나이 지긋한 두 명의 손님이 앉아 있었다.

“이곳은 무인찻집이에요. 각자 원하는 차를 마시고 입구에 보시함이 놓여있으니, 정성껏 넣으시면 됩니다.”

익산에서 왔다는 조재인(58)씨는 “심곡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아련한 옛 추억을 더듬기에 더 없이 좋은 절”이라고 소개했다. 옆에 있던 이모 조경태(78)씨도 “심곡사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미소지었다.

주인 없는 무인 찻집의 이름은 ‘구달나(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고 한다. 여기에는 말린 꽃가지며 다양한 모양의 찻잔, 다기세트 등이 놓여있어 편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오랜 시간 발길을 머물게 한다.

찻집에서 나와 오르막길을 오르니, 자연 속에 품어있어 아늑한 심곡사가 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뽕나무 가지에는 연둣빛 탱자가 주렁주렁 매달려 가을빛을 담는다.

심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의 말사이다.

기록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 문성왕(839~856)때 창건됐다고 알려진다. 그 뒤 19세기에 중건됐으며, 지금의 사찰은 100여년 전 200m쯤 떨어진 산등성이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심곡사 칠층석탑서 나온 금동불 7점, 보물 지정

이전에 있던 대웅전은 1819년(순조 19)에 만든 앞면 3칸, 옆면 2칸에 맞배지붕의 겹처마를 한 건물이었다. 지난 1986년 그 건물을 헐고 지금의 대웅전을 새로 지었다.

대웅전 안에는 현재 문화재자료 제152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목조삼존불좌상이 있다. 삼존불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지장보살(地藏菩薩)과 관음보살(觀音菩薩)을 각각 모셨는데, 조선시대 양식이기는 하나 제작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이외에도 삼존상 뒷면에 아미타후불탱화와 영산회상도, 지장보살후불탱화가 있다.

2012년 문화재청은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을 해체·수리하는 과정에서 금동불감(佛龕)과 금동불 7점을 비롯해 문화재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했다.

보물 제1890호로 지정한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출토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은 지대석에 사리를 넣기 위해 마련한 사각형 홈인 사리공에서 발견됐다.

심곡사 칠층석탑에서 출토된 불감은 불상을 모시는 방이나 집으로 문짝은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고 중앙 벽면에 아미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을 장엄하게 나타낸 것이 특징이다.

불감 안에서 발굴한 금동불은 아미타여래, 관음보살, 대세지보살로 구성된 삼존상과 여래 2점, 관음보살, 지장보살 등이다. 금동불 7점은 여말선초 시기에 중국 라마불교 양식을 수용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평범함 속에 다른 절과는 다른 특별함을 갖고 있는 심곡사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익산 왕궁리 유적은 백제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백제 무왕 때 부여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왕궁을 지었고 백제가 멸망한 뒤 사찰을 건립했다고 전해지고 있다.(익산시 제공) © News1 김대홍 기자
익산 왕궁리 유적은 백제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백제 무왕 때 부여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왕궁을 지었고 백제가 멸망한 뒤 사찰을 건립했다고 전해지고 있다.(익산시 제공) © News1 김대홍 기자

심곡사 주변에서는 진귀한 보석과 원석 등 11만여 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는 보석박물관도 볼만한 곳이다.

또 지질시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화석전시관에는 시대별 각종 화석과 익룡, 수장룡, 실물크기의 골격공룡 등을 전시해 청소년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국화축제와 함께하는 보석박물관에서는 10월26일부터 11월16일까지 보석대축제도 열린다.

익산 둘레길도 인기다. 익산 함라면 함라산 일원에 산과 강으로 이어지는 도보 여행길인 ‘백제의 숨결, 익산 둘레길’이 있다. 둘레길은 총 12km로 이어지며 양반길, 명상길, 병풍길, 역사길, 건강길 등 5개 코스로 나뉜다.

또한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 익산 왕궁리유적과 백제 30대 무왕이 세운 사찰인 미륵사지도 역사적 장소로 관람을 추천한다.

△ 익산 심곡사
찾아가는 길: 전라북도 익산시 낭산면 장암길 113 (낭산면)
문의: 063-855-2001(연중무휴)


95min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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