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국감현장] '경주 강진 질타'…기상청 "대응 총체적 문제, 반성한다"

지진 통보 문제·메뉴얼·해저지진계 문제 등 도마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09-30 12:43 송고
고윤화 기상청장을 비롯한 산하기관장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등에 대한 2016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9.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20일 기상청 국정감사는 야당 의원은 9명 전원 참석, 새누리당 의원은 하태경 의원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이 단연 화제였다.

이날 오전 10시 환노위 회의실에서 열린 국감에 출석한 고윤화 기상청장은 업무보고에서 "수차례 강수예보 실패와 기록적인 폭염 종료 시점 등을 예상 못해 국민들께 많은 불편을 드렸다"며 "지진 관측 이래 가장 큰 지진과 계속된 여진으로 국민들의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기상현상이란 이유로 예측을 못했다는 변명 보다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철저한 반성으로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우선 가장 많이 도마에 오른 것은 기상청의 '지진 통보 문제'였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경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청와대 경호상황실, 국가정보원,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에 대거 문자 통보가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7월 울산 지진 때도 제대로 통보가 안됐는데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기상청의 국가 지진 홍보체계에 총체적 문제가 있는 셈이다. 연락처와 메일 등을 다시 전수조사하라"고 주장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세히 보면 이번 경주 5.8 본진에 대해서 사실상 여러 유관기관에 문자 발송이 99% 정도가 실패했다"며 "국가 위기 상황에 대해 기본적인 준비조차 안되어 있다"라고 지적했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수신처에 대한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데 굉장히 많아 안 들어가는 부분이 있다"며 "한번 실패를 하면 여러번 더 걸쳐 보내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한다. 전면적인 재조사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국민들이 지진에 대처할 수 있는 지진 대처 요령이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상청의 대응 메뉴얼 등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국민 홍보 차원의 지진행동요령이 너무나 부실하다"며 "일본의 경우 지진행동 요령 책자가 325쪽이나 되고 갖가지 케이스가 총망라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4페이지 8개 케이스 밖에 없고 그것도 굉장히 소홀하게 소개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국민들이 자세히 알 수 있는 행동요령을 수립하고 지진에 대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며 "기상청이 지진 문자를 보낼 때 대처 요령을 함께 보내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기상청의 대응 메뉴얼은 야간 지진 발생 시 밤에는 장관을 깨우지 말아라'라는 문구가 명시된 것에 비판이 제기됐다.

강병원 의원은 "기상청장은 2013년 9월 취임하고 나서 현재까지 대응 메뉴얼이 3차례나 수정이 되어 왔는데 이런 황당 문구를 전혀 포착하지 못한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민들은 저런 메뉴얼이 있는지 상상도 못한다. 당장 고쳐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고윤화 청장은 "메뉴얼은 내부용이자 지진화산관리관의 위임전결 사항이지만 반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해저지진계 확보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기상청은 2007년도에 해저지진계를 3대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이행되지는 않고 있다"며 "그나마 2006년에 설치한 해저지진계는 700일 넘게 작동 중지 등 부실하게 운영되다가 결국 지난해 7월 철거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 역시 "일본에 경우에는 1995년까지는 내륙과 해양 지진 비율이 5대5였지만 최근에는 해안 지진이 70%까지 높아진 상황"이라며 "지진의 힘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분석해 해저 지진계를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고윤화 청장은 "직원을 일본에 보내 해저지진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설치를 할 계획"이라며 "해저 지진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kul@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