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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취소를…" 나흘째 국감장에 발묶인 장차관

국감 안열려도 서울~세종 오가며 하염없이 '대기'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이훈철 기자 | 2016-09-29 16:15 송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등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국감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모습 . © News1 송원영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등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국감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모습 . © News1 송원영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가 나흘째 파행을 겪으면서 기약없는 '대기모드'에 들어간 피감기관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당이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국감이 파행되고 있지만 이전에 짜놓은 국감일정은 취소되지 않은 채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기재위 국감은 세종2청사에서 예정돼 있었다. 피감기관인 국세청은 이날 국감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감이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다. 기재위 위원장이 새누리당 조경태 의원이므로, 여당이 전원 불참할게 뻔했다.

오전 10시 국감 시작을 앞두고 10분전에야 국회의원들이 속속 세종청사에 도착했지만 국세청 간부들은 30분 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증인석에 앉아 자신들과 관계도 없는 야당의 여당 성토발언을 듣고 있어야 했다. 

국감기간 국회의원들을 위해 예약해놓은 점심식사도 야당의원만 참석하면서 남은 음식은 처치곤란이 될 뻔했다. 다행히 국감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내부 직원들이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놓은 덕에 음식물이 버려지는 낭비는 막을 수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국감을 애써 준비했는데 결국 물건너간거 같다"며 "국감이 안열려도 의원들은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다"고 비꼬았다.
지난 27, 2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도 열리지 못했지만 장차관을 비롯한 간부들은 국감장에 출석해야 했다. 27일 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은 여당의 보이콧을 성토했지만 사회권을 이전받아 국감을 진행하는 강수는 두지 않았다.

장차관 등 주요 간부들을 앉혀놓은 채 여당에 대한 성토가 1시간반동안 이어졌다. 야당만의 회의를 진행하던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오전 11시10분께 장차관만 남기고 실국장 등은 퇴장해도 좋다고 했다. 

이후 발언은 30분정도 더 이어지다 오전 11시 30분께 야당의원들마저 퇴장하면서 이날 국감은 취소됐다.

문제는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기재위가 정상 개의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지만 이 사실을 알면서도 장차관을 비롯한 실국장 등 주요간부와 실무진은 모두 국감장소인 국회로 출석해야 했다.

야당 의원들의 성토와 파행, 기재위 공무원들의 기다림은 이날도 반복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감이 열리든 열리지 않든 우린 어차피 참석해야 한다"며 "국감 일정이 공식적으로 취소가 안됐으니까 뭐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국세청 국정감사에 참석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세종청사에서 열리는 국감에 참석하기 위해 며칠새 서울과 세종시를 왔다갔다하다보니 국회일정 때문에 서울을 수시로 올라와야 하는 공무원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며 "국회와 청와대가 세종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k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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