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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G5 실패"…V20, 위기의 LG스마트폰 사업 구할까

(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2016-09-29 17:16 송고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사장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20'을 소개하고 있다. 2016.9.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LG전자가 29일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20'를 본격 출시한 가운데, 적자의 늪에 빠진 LG전자 MC사업본부의 실적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작보다 강화된 V20의 오디오·카메라 기능은 주목되지만 상반기 전략폰 'G5'의 뼈아픈 실패로 인한 적자 회복은 힘들 것이란 게 중론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월 'G4' 출시 후 2년 연속 잇단 부진으로 올 2분기까지 4분기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다. 특히 올초 선보인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 'G5'의 흥행 참패로 지난 1분기 2022억원, 2분기에 1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V20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명운을 가를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V20은 세계 최초 하이파이 쿼드 덱(Hi-Fi Quad DAC)을 장착해 'B&O 플레이'와 함께 고음질의 스마트폰 사운드를 구현하고 스마트폰 최초로 전∙후면에 광각 카메라, 구글 최신 안드로이드 7.0(누가)이 탑재돼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급의 오디오·카메라 기능을 내세웠던 전작 V10이 지난해 나쁘지 않은 판매고를 올린 만큼, V20에 대한 기대도 높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 이슈로 이틀 후인 10월 1일 재판매에 돌입하고 애플의 아이폰7 역시 10월 중순 국내 출시된다. 
전작보다 다소 비싸게 책정된 출고가도 변수다. V20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70만원대였던 전작 V10(79만9700원)보다 약 10만원, G5(83만6000원)보다도 약 6만원 비싸다. 

이때문에 V20의 신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G5의 참패로 인한 부진은 회복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G5의 부진을 만회할 만큼의 V20 공급물량 규모가 크지 않아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폭이 축소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V20 출하량은 전작 V10 수준으로 6개월간 140만대로 예상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MC사업본부의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감소해 적자폭이 지난해보다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MC사업부의 3분기 적자는 287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확대되면서 올해 적자는 861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적자 1196억원에서 대폭 악화된 실적은 물론 사상 최대치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MC사업부의 3분기 실적은 적자 지속으로 당초 예상했던 추정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G5 판매가 약화되면서 MC사업부의 매출이 감소하고 고정비 부담이 가중돼 영업적자가 전분기대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두운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V20가 시장으로부터 인정받게 될 경우 LG전자는 올 4분기 실적 회복을 기대해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북미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15% 내외로 유지되고 있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G4, G5의 연이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북미 점유율이 15%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며 "LG전자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모델을 판매할 수 있는 북미 지역에서의 점유율이 유지된다면 차기 모델로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일말의 희망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최초 모듈형 콘셉트를 적용한 G5의 실패에서 검증되듯 차별화에 집착하기 보다는 LG전자만의 고유한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우선"이라며 "한국과 북미 등 상대적 강점을 가진 시장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boram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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