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OPEC 감산 약발 다했나…불확실성에 유가 상승세 '멈칫'

"트레이더들, 구체적 합의내용·집행방식 우려"

(서울=뉴스1) 이정호 기자 | 2016-09-29 15:21 송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알제리 비공식회의. © AFP=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알제리 비공식회의. © AFP=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8일(현지시간) 알제리 회의에서 감산 원칙을 확정했지만 시장에는 벌써 '회의론'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아시아 시장에선 OPEC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지며 유가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OPEC은 하루 평균 산유량을 기존 3324배럴에서 3250만~3300만배럴로 줄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대비 하루 평균 70만배럴을 감산이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 유가는 6%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유가는 아시아 시장에서 더 이상 큰 폭으로 오르지 않고 있다. 우리시간으로 오후 2시 59분 현재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0.26% 오른 배럴당 47.1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 역시 0.12% 오른 배럴당 48.75달러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유가의 제한적 상승세의 배경으로 '구체적인 합의 내용과 집행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았다. 여기에 합의가 제대로 집행되겠냐는 의구심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날 골드먼삭스는 "역사적으로 원유 수요가 낮았을 때에는 생산한도 합의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에릭 노르랜드 CME그룹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날 CNBC에 출연해 "사우디를 제외한 다른 OPEC 회원국들에 상당한 수준의 증산 유혹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980년대 OPEC이 생산한도를 설정한 당시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며 "이번 합의는 사우디의 주도로 이뤄졌을 뿐 다른 OPEC회원국들은 여전히 증산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제이콥센 웰스파고펀드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OPEC을 "정치 단체"로 규정하며 "이들은 정치적인 요소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한 전문가는 "OPEC의 감산 결정에도 시장의 수급은 균형을 이루지 못할 전망"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합의 덕분에 유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제이콥센 전략가는 "이번 합의가 유가를 장기적으로 지지하지는 않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분명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유가가 배럴당 43~53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jh.le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