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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8년만에 '70만배럴' 감산 합의…사우디 '후퇴'

11월에 국가별 쿼터…러시아에도 동참 요청키로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6-09-29 06:05 송고 | 2016-09-29 06:43 최종수정
석유수출국기구(OPEC)© AFP=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 AFP=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합의했다. 감산 규모는 약 70만배럴이 될 것으로 보인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미국 셰일오일과의 치킨게임을 중단했다. 장기화된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이란과의 역사적 종교적 갈등도 잠시 내려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제리에 모인 OPEC 회원국들은 28일(현지시간) 4시간 30분 동안의 비공식 회의 끝에 감산 필요성에 동의했다. 

WSJ 소식통에 따르면 OPEC는 일평균 산유량을 3250만~3300만배럴로 줄일 것으로 보인다. 8월의 일평균 생산량 3324만배럴보다 최대 70만배럴 가량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 구체적으로 얼마나 감산할지는 불분명하고 당장 이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는 11월 30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최종적으로 합의점을 찾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와 같은 비OPEC 회원국들의 동참은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 하지만, WSJ 소식통은 OPEC이 비OPEC 회원국들의 동참도 조만간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OPEC이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합의한 것은 더 이상 저유가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중동의 영원한 앙숙 사우디와 이란 사이 합의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전략이 바뀌었다. 사우디는 그동안 비OPEC를 포함한 모든 산유국이 동참하면 감산에 동의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했지만, 결국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됐다. 사우디는 저유가로 인해 2년 연속 예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우디의 예산적자는 사상 최대인 980억달러에 달했다. 

수 년 간의 제재에서 겨우 벗어나 올초 원유 시장에 복귀한 이란도 산유량이 제재 이전 수준인 일평균 360만배럴로 유지하며 다소 여유가 생겼다.

이란 관영매체 사나에 따르면, 비잔 잔가네 석유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늘(28일) OPEC이 예외적 결정을 내렸다. 지난 2년 반의 저유가 끝에 OPEC이 시장을 관리하겠다는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에너지 애널리스트는 "8년만에 첫 OPEC 합의다! 셰일 시대에도 OPEC 카르텔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것은 생산 전쟁(치킨 게임)의 종말이자 OPEC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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