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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이 남의 탓만 트럼프…클린턴 1차 토론 압도(종합)

"클린턴, 시종일관 침착…트럼프, 방어적"
트럼프, 韓 등에 대한 안보무임승차론 재차 언급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정이나 기자, 손미혜 기자 | 2016-09-27 16:02 송고 | 2016-09-28 17:55 최종수정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올해 대선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1차 TV토론을 벌였다. ©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올해 대선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1차 TV토론을 벌였다. ©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올해 대선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1차 TV토론에서 경제와 외교 등 주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외신들은 대체로 클린턴의 일방적 압도라고 평가했다.
대선 투표일을 약 6주 남겨 놓은 시점에서 두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클린턴은 ‘토론의 달인’이고 트럼프는 TV쇼에 익숙하기 때문에 클린턴(68)과 트럼프(70) 간 토론은 약 1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AFP통신은 이날 클린턴은 시종일관 침착한 자세를 보였으며 트럼프의 독설에 대해서는 웃음으로 넘기거나 맞받아쳤으며 반면 트럼프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연단을 잡고, 자신만이 국가 총사령관이 될 자질을 갖췄다는 듯 토론에 임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미국의 만성적 문제들이 클린턴 때문이라며 가차없이 공격했지만 대다수 주제에서 방어적 자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클린턴은 트럼프가 인종문제에 무각하고, 잠재적 이해 충돌 문제를 감추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올해 대선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1차 TV토론을 벌였다. ©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올해 대선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1차 TV토론을 벌였다. © AFP=뉴스1
CNN은 클린턴이 납세 내역 공개 거부, 인종과 여성에 대한 과거 발언 등에 대한 공격으로 트럼프가 방어적 자세를 취하도록 만들었다면서, 민주당 전당 대회 이후 수주 동안 침체에 있던 클린턴이 토론에서 "강한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클린턴은 납세 내역 공개 거부, 직원에 대한 처우 등 문제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면서, 숙제를 해오지 않은, 고함지르고 투덜대는 70세 학생을 제적시키려는 엄한 교장처럼 보였다고 클린턴의 손을 들어줬다.

◇"당신만의 현실에 살고 있다"

이날 뉴욕 햄스테드 소재 호프스트라대학에서 벌어진 토론에서 첫 주제는 경제 영역이었다. NBC 나이틀리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의 진행으로 치러진 토론에서 소득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 클린턴은 최저 임금 인상과 성별 임금 격차 해소, 기업의 성과 공유 확대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에 트럼프는 근로자들의 생활이 힘들어지는 이유에 대해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꼽으며 이를 막기 위해 법인세를 35%에서 15%로 대폭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해야 하며, 중국 등이 평가절하 등을 통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FTA와 관련해 무역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는 현명하고 공정한 무역 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트럼프가 주장하는 감세는 효과없는 "낙수효과"를 바라는 것이라며, 중산층을 튼튼하게 만드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사진)가 26일(현지시간) 올해 대선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1차 TV토론을 벌였다. ©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사진)가 26일(현지시간) 올해 대선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1차 TV토론을 벌였다. © AFP=뉴스1


트럼프가 공세를 취할 수 있는 부문은 무역이다. 이날 클린턴은 "내 남편(빌 클린턴)은 1990년대에 꽤 훌륭한 일을 했다. 나는 무엇이 이뤄졌고, 또 우리가 무엇을 이룩할지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자 트럼프는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를 승인했다"고 끼어들었다.

두 후보 간 거친 공방이 이어졌다. 클린턴이 1990년대 경제 붐이 일었다는 점 등을 강조하자 트럼프는 재차 "그는 나프타를 승인했다. 이것은 단일 무역 협정으로는 최악이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지지했다가 돌아선 점을 꼬집었다.

하지만 이내 일격을 받았다. 클린턴은 "도널드, 당신은 당신만의 현실에 살고 있는 것을 난 안다"고 응수했다. 가디언은 이 발언은 이날 토론 전체의 방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허핑턴포스트가 1차 토론에서 두 후보가 언급한 내용에 대해 팩트체크를 실시한 결과, 클린턴은 거짓말을 하지 않은 반면 트럼프는 무려 16번의 거짓된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오바마 출생지 논란에 "내가 잘한 일"

두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 논란과 관련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은 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2011년 출생증명서를 공개했다. 이에 대한 공격을 지속했던 트럼프는 이번 달이 돼서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출생이란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클린턴은 "그(트럼프)는 우리의 첫 흑인 대통령이 미국 시민이 아니라는 인종차별적 거짓말에 근거한 정치 활동을 실질적으로 시작했다. 이것에 대해선 어떤 증거도 없다. 하지만 그는 지속했다. 매년 그랬다"고 날을 세웠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딸 이반카 트럼프,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참관하고 있다. © AFP=뉴스1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딸 이반카 트럼프,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참관하고 있다. © AFP=뉴스1


이에 트럼프는 2008년 당시 오바마 후보와 맞붙었을 때 클린턴이 이 출생지 논란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이것을 밀어붙이지 않았다. 누구도 이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출생 증명서를 공개하도록 한 사람 중 한명이다. 나는 잘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클린턴은 트럼프가 납세 기록을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가 알려진 것만큼 부자가 아니거나 기부를 그만큼 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트럼프는 "내 수입은 막대하다"며 이제는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은 돈을 좀 알아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몇년 동안 연방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가 똑똑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는 자기 시간의 상당 부분을 클린턴이 영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으로서 이룩한 것이 거의 없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작한 정책을 이어받길 원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할애했다. 하지만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트럼프, 韓 안보무임승차론 재차 언급

이날 안보 문제에 대해서 클린턴은 트럼프에 대해 "화가 나면 핵무기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기질을 갖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핵무기에 대한 트럼프의 무신경한 태도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가 아닌 핵무기가 전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독일이 충분한 방위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있다며 종전의 안보무임 승차론을 또다시 거론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가 필요한 만큼 비용을 내지 않는데 우리가 세계 경찰이 될 수도, 전세계 모든 나라를 보호할 수는 없도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나서야 한다"고 대북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클린턴은 "일본, 한국 등 동맹국과의 상호 방위조약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 장소인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AFP=뉴스1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 장소인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AFP=뉴스1


토론이 끝마치기 직전 트럼프는 "그녀는 외모도, 체력도 갖고 있지 않다"며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클린턴은 "그가 112개국을 방문해 평화 협상을 하고, 의회 위원회에서 11시간 동안 증언한 다음에서야, 그는 체력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토론회장에선 박수 갈채가 나왔다.

이날 클린턴은 붉은색 정장을 입었고, 트럼프는 파란색 넥타이와 함께 짙은 색 수트를 착용해 대조를 이뤘다. 붉은색은 공화당의 색이며, 파란색은 민주당의 색이다. 이날 클린턴은 트럼프를 "도널드"라고 불렀고, 트럼프는 클린턴을 처음에는 "클린턴 국무장관"이라고 하다가 "힐러리"로 바꿔 지칭했다. "사기꾼 힐러리(Crooked Hillary)"란 비난은 하지 않았다.

한편 CNN이 토론회 종료 직후 등록유권자 52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클린턴이 승리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62%로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답한 응답자(27%)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LA타임스는 1차 TV토론의 승자는 '만장일치' 클린턴 후보로 결정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의 지지율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어 "트럼프 바로미터"로 불리는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2% 올랐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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