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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하늘로 날린 디 고든 '눈물의 홈런포'…호세 페르난데스 추모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16-09-27 14:55 송고
마이애미 말린스 선수들이 2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마운드에 모여 호세 페르난데스를 추모하고 있다. © AFP=News1
마이애미 말린스 선수들이 2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마운드에 모여 호세 페르난데스를 추모하고 있다. © AFP=News1

27일(한국시간) 마이애미가 뉴욕 메츠와 홈경기를 가진 말린스 파크. 1회말 마이애미의 1번 타자 디 고든이 오른쪽 타석에 서자 구장이 술렁였다. 우투좌타인 고든은 항상 왼쪽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고든은 메츠 선발 바톨로 콜론의 초구를 지켜 본 뒤 왼쪽 타석으로 옮겼다.
지난 25일 불의의 보트 사고로 세상을 떠난 팀 동료 호세 페르난데스를 추모하기 위한 그만의 의식이었다. 페르난데스는 투수지만 우투우타로 타자로 나설때는 오른쪽에 섰다. 고든은 오른쪽 타석에서는 페르난데스의 헬멧을 쓴 뒤 타석을 바꾸면서 자신의 것으로 바꿔 썼다. 고든의  마음을 읽은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3구째, 고든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공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그만의 방식으로 페르난데스를 추모한 타석에서 터뜨린 고든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고든은 베이스를 도는 내내 페르난데스를 떠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경기 전부터 눈시울을 붉혔던 고든은 끝내 눈물을 쏟아 냈다. 고든은 평소 페르난데스와 가장 각별한 팀 동료 중 한 명이었다. 울면서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그를 동료들이 포옹해줬다.

이날 마이애미 선수들은 페르난데스를 추모하기 위해 그의 이름과 등번호 '16'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고든도 마찬가지였다.
고든은 이날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고든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선수들은 모두 하나가 돼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선수들은 일제히 마운드 주변으로 몰렸다. 고든은 RIP(Rest in peace:편하게 잠들길)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었고, 그들은 모두 어깨동무를 한 뒤 페르난데스를 추모했다.
디 고든이 27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1회 홈런을 때려낸 뒤 눈물을 흘리며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 트위터). © News1
디 고든이 27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1회 홈런을 때려낸 뒤 눈물을 흘리며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 트위터). © News1

그리고 모자를 모두 벗고 마운드에 올린 뒤 한쪽 무릎을 꿇고 페르난데스를 기렸다. 관중들도 기립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마음과 함께 했다.

 쿠바 출신의 페르난데스는 지난 2011년 1라운드 14순위로 마이애미에 지명됐고, 2013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 해 12승6패 평균자책점 2.19로 맹활약하면서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지난해 말 마운드로 돌아와 이번 시즌 29경기에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2.86의 성적을 냈다.

한편, 마이애미는 페르난데스의 등 번호인 16번을 영구 결번으로 정했다. 선수들은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페르난데스의 이름과 배번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alex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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