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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N]'아수라' 황정민, 지금껏 보지 못한 절대악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2016-09-26 09:30 송고 | 2016-09-26 09:39 최종수정
배우 황정민의 가장 큰 장점은 선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는 점이다. '너는 내 운명'의 애처로울 정도로 순박한 모습도, '신세계'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국제시장'의 세월을 뛰어넘는 푸근한 매력도 황정민이기에 가능했다. '곡성'은 또 어떤가. 미스터리하고 의뭉스러운 인물을 완벽히 구현해내 극의 반전을 이끌었다.
개봉을 앞둔 '아수라'에서도 황정민의 연기는 폭발적이다. 여과없이 들이붓는 에너지가 스크린을 뚫고 쏟아지는 느낌이다. 악인들의 먹이사슬 속에서 가장 우두머리 격인 그는 '절대악'에 가깝다. 반성도 회한도 없으며 욕망을 위해서는 거칠 것이 없다.

어둠의 도시 안남시에서 박성배 시장을 이길 자는 없다. 지저분한 일들을 처리해주는 이들이 주변에 널려 있고, 비리 형사 한도경(정우성 분) 역시 그 중 하나다. 한도경의 목줄을 움켜진 박성배는 제멋대로 흔들며 악행을 지시한다. 그의 권력과 처세술은 순수했던 문선모(주지훈 분)를 악인으로 변모하게 할 만큼 강력하다.

황정민이 열연을 펼쳤다. © News1star/ '아수라' 스틸
황정민이 열연을 펼쳤다. © News1star/ '아수라' 스틸


황정민은 김성수 감독에게 엉덩이 노출을 직접 제안할 정도로 캐릭터에 깊게 몰입했다. 앞서 '곡성'에서 일본의 전통속옷 훈도시를 걸친 모습을 공개했던 황정민은 '아수라'에선 속옷도 벗어던진 채 적나라한 노출을 감행한다. 극 초반 등장하는 이 장면이 황정민이 연기하는 박성배의 성질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며 이해를 돕는다. 절묘한 제안이었던 셈이다.
지금껏 다양한 작품에서 악역을 연기했던 황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그간의 모습을 지우고 악마에 가까운 악인을 표현해냈다. 악역을 맡으면 고민을 하게 된다는 황정민은 "연기톤이 그동안 한 것과 비슷하면 어쩌나 걱정한다. 하지만 연기가 다르고 캐릭터가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고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다작에도 불구, 늘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아수라'는 정교하게 잘 짜여진 액션보다 리얼하게 부딪히는 몸부림들의 합이 눈길을 끈다. 세세한 설명이 곁들여진 친절한 스토리보다는 구체적 설명을 배제한 악인들의 물고 뜯는 싸움에 집중했다.

"시시한 악당을 주인공으로 삼고 싶었다"는 김성수 감독은 "절벽 끝까지 밀어붙이고 절벽 끝에 도달해 주인을 물어뜯는 광경을 상상했다. 짓밟히면 밟히다가도 고개를 드는 게 인간이라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 감독의 연출 의도를 더욱 분명히 알 수 있다. 

'아수라'는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정만식, 주지훈 등이 출연하며 오는 28일 개봉한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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