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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업계 '스페셜티' 열풍…가격은 본고장 美 2배 이상

'제3의 물결' 불리며 확산…국내 전문매장 100여곳
美 평균 가격보다 수배 비싸…"관세·부동산 영향 불가피"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6-09-23 07:4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최근 국내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가 본고장인 미국에 비해 수배 비싸게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종의 프리미엄 제품인 스페셜티 커피는 그동안 충분한 제품 정보가 제공되지 않음에도 일반 커피에 비해 가격이 비싸 지적을 받아 왔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에서는 스페셜티를 중심으로 한 '제3의 물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가 진행하는 평가에서 80점 이상을 획득한 생두로 만들어 진다. 평가는 맛과 향·원두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며, 스페셜티로 분류된 생두는 상위 7%에 속한다.

이는 그동안 어느 지점이든 비슷한 맛을 내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를 즐기던 소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좇게 되서다. 커피믹스(제1물결)와 프랜차이즈(제2물결)에 이어 '제3의 물결'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스페셜티 커피 '붐'…가격은 미국보다 수배 비싸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도 늘고 있다.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들이 운영하는 스페셜티 전문 매장 수는 100여곳에 달한다. 올해는 이디야 등이 전문 매장을 오픈했고 카페베네도 올 하반기 스페셜티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들 매장에서는 미디엄 사이즈 기준 6000원~1만2000원에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일반 커피에 비해 1.5~3배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 News1 성기섭 통신원
© News1 성기섭 통신원

실제 이같은 가격은 스페셜티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미국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SCAA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스페셜티 드립커피(미디엄 사이즈 기준) 평균 가격은 1달러당 1112원의 환율을 적용했을 때 약 2680원인 2.41달러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경우 평균 약 2080원(1.87달러)과 3286원(2.94달러)에 각각 스페셜티 드립커피와 아이스커피를 판매한다. 해당 조사는 미국 내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164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원두가 특별하다며 임대료 때문에 비싸다고?" 지적도

앞서 스페셜티 커피 가격은 꾸준히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이 일반 커피에 고급 원두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단지 '스페셜티'라는 명칭 때문에 가격이 뛴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는 국내 주요 상권의 부동산 시세 등으로 인해 가격이 일부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원두를 수입해 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세와 스페셜티 원두의 희소성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피 한 잔의 원가에서 원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며 "대부분의 비용이 부동산에서 발생하는데 국내 주요 상권의 임대료는 미국 뉴욕 한복판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밖의 인건비나 임대료를 제외한 매장 관리비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임대료 등은 일반 커피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라 스페셜티 커피가 유독 비싼 것에 대한 이유로 부족하다. 오히려 "원두가 특별해서 비싸다고 해놓고 알고 보니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는 역풍을 맞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페셜티 원두는 특정 지역의 특정 농가에서 아주 소량만 생산되기 때문에 날씨 등의 영향으로 수급이 일정하지 않아 희귀하다"며 "미국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은 맞지만 수입 관세나 희소성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특정 커피전문점이 제공하는 가치를 소비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페셜티를 마시기 위해 특정 브랜드를 찾는다는 것은 그곳이 제공하는 공간과 서비스 등 가치를 함께 소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 상품이 아닌만큼 적정 가격을 매겨 논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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