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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하는 유전체 분석시장... 빅데이터·산전검사에 '눈독'

빠른 시일 내 수익 실현 가능한 바이오 시장 꼽혀
1세대 기업부터 신생 벤처까지 앞다퉈 시장 진출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6-09-18 06:00 송고
유전체 업체들(이원다이애그노믹스게놈센타)./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유전체 업체들(이원다이애그노믹스게놈센타)./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유전체 정보를 둘러싼 국내 바이오 회사들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바이오 시장 중 빠른 시간 내에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 신약은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대신 천문학적인 비용과 10년이 넘는 개발 기간이 필요하다. 반면 유전체 시장은 적은 투자로도 독자적인 기술만 있으면 1~2년 내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돈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보니 영업실적인 전무한 벤처들까지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유전체 업체들 정보 빅데이터 사업에 주목

유전체는 한 생물체 세포 속에 포함된 유전자 전체를 말한다. 유전체 정보가 쌓이면 일정한 패턴이 나오고 중장기적으로 한국인이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 예측하는 시대가 열린다.

이른바 유전체 빅데이터 사업으로 최소 10만명 이상의 정보를 모아야 진출할 수 있는 분야다. 한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다국적 제약사와 화장품 회사를 상대로 맞춤형 유전자 정보를 추출해 판매하는 것이 유전체 회사들의 미래 사업전략이다.
국내 유전체 정보 시장은 1세대 업체인 마크로젠이 비교적 앞서가는 형국이다. 1997년 설립된 마크로젠은 유전자 변형 쥐를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는 전 세계를 상대로 유전자·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국인의 손기술을 활용한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한 마크로젠의 매출액은 지난해 795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지난 7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장기 사업전략으로 빅데이터 사업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디엔에이(DNA)를 토막내 염기서열을 분석한 후 컴퓨터에 넣어 서로 겹치는 부분을 컴퓨터가 찾아내 순서를 짜 맞추는 샷건 시퀀싱(Shotgun sequencing) 방식으로 유전체 정보를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보유한 정보량은 약 4만명분이다. 

한·미 합작법인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게놈센터(EDGC)는 후발주자이지만 향후 2~3년 뒤에 국내 1위 유전체 정보회사로 올라서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미국 게놈분석장비기업 일루미나가 주도해 전 세계 1000만명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국제 컨소시엄 12개 참여기업에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EDGC는 이 프로젝트에서 한국인 15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앞으로 핵심 협력업체가 개발한 분석 플랫폼을 컨소시엄 참여기업에 개방하는 대신 그 업체들이 가진 유전체 정보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권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런 방식으로 한국인 15만명을 포함해 총 300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집적할 계획을 세웠다. 이런 사업전략을 현실화하면 맞춤형 유전체 정보를 다국적 제약사와 화장품 회사에 판매하는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2년 뒤 1000억원 형성 산전검사 시장 호시탐탐

유전체 빅데이터가 회사를 이끌어갈 미래 사업이라면 산전검사는 당장 수익을 실현할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2018년 국내 산전기형아 검사 시장이 1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대부분 산모로부터 적은 혈액을 채취해 태아의 기형 유무를 파악하는 형태로 기술이 나왔거나 개발 중이다.  
1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기형아 산전검사 시장./© News1
1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기형아 산전검사 시장./© News1

큰 개발비가 들어가는 분야가 아니어서 EDGC, 엔젠바이오 같은 벤처사뿐 아니라 녹십자지놈 등 대기업 계열사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산전검사 시장은 의료기관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상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췄거나 가격 경쟁력이 시장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항암제 동반진단검사 키트(CDx) 사업도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시장으로 손꼽힌다. 동반진단은 암 환자에게 비싼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기 전에 유전자 검사를 먼저 시행해 적합한 치료제를 찾는 과정이다.

정밀의료 개념으로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지난 2014년 동반진단을 제도화했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2017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국내에도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트랜스패런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동반진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8%씩 성장해 오는 2019년에는 58억달러(6조4264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시 구로구에 둥지를 튼 엔젠바이오와 젠큐릭스 등이 동반진단 사업에 뛰어든 대표적인 바이오 벤처들이다.

엔젠바이오는 오는 2018년 하반기 체외진단용 또는 항암제 동반진단검사 패키지 제품 중 하나를 FDA 승인을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다른 유전체 회사인 젠큐릭스는 이미 폐암을 시작으로 대장암 등으로 동반진단 사업을 확대 중이다. 전이 위험이 높은 유방암 환자의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는 예후진단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부사장은 "동반진단은 유방암과 폐암, 대장암 3개 암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우리나라도 조만간 1000억원대로 시장 규모가 커져 업체들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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