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학교나 직장을 거부한 채 집에만 머무는 이른바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은둔형 외톨이)는 현재 일본 내에 54만1000명(작년 12월 기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에도 이와 유사하게 '은둔형 폐인', '방구석 폐인' 등 속칭 '폐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고 그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관련 연구나 이들을 위한 지원 대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왜 그들은 자신을 스스로 가뒀나?

6개월 이상 학교나 직장에 가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지내며 가족 의외의 사람들과는 어떤 교류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히키코모리'는 일본의 경제 불황이 시작된 1980년대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을 히키코모리에 이르게 한 원인과 구체적인 정의에 대해선 현재까지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내각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10년 69만6000명이던 히키코모리의 수는 올해 약 15만5000명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히키코모리 생활을 7년 이상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같은 기간 16.9%에서 34.7%로 늘어나는 등 히키코모리 생활자가 장기·고령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토 다카히로(加藤隆弘) 규슈(九州)대 의대 교수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린 일반적으로 우울증과 분노 등의 심리적 문제 때문에 히키코모리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문화나 사회적 영향도 상당하다"면서 "사회적 교류가 없었던 거의 없었던 사람이 직장처럼 (심리적) 압박이 큰 환경에 처해지면 갑자기 다른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토 교수들은 "이들은 평균 이하의 회복력을 갖고 있어 매우 자주 심한 압박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가토 교수는 또 "일본에서 여성보다 남성 히키코모리 수가 더 많은 것도 남성에 대한 기대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사회 특징을 반영한 것"이라며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박탈감이 스스로를 사회부터 차단시키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토 교수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 통계는 히키코모리를 15~39세로 한정하고 있어 39세 이상의 히키코모리 생활자는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이 히데토/출처=CNN © News1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 가운데 한 명인 이와이 히데토(岩井秀人·42)도 16세 때부터 4년 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자신의 방에서 히키코모리 생활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15세 때 부모에게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도했으나, 일련의 좌절과 실패를 맛보면서 자신과 세상 모두로부터 등을 돌리게 됐다고 한다.

이와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난 방 안에서 그저 게임을 하거나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이는 10대 시절엔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지만 20세가 돼선 히키코모리 생활에서 빠져나오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오로지 자신뿐임을 깨달았다고 전하고 있다.

이와이는 이 시기부터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몇 명과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밤엔 축구를 하러 집밖으로 외출도 했다. 이와이는 "사람들이 적은 밤 시간을 택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키코모리 생활자 중에선 이와이의 경우와 달리,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이들에겐 일명 '가상학교(virtual school)'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일본 내 기업들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들을 발굴, 이들의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한 가상학교들은 학생 스스로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자신의 방안에서 홀로 자신의 속도에 맞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가상학교에선 다양한 방식으로 히키코모리들의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

가토 교수는 "가상학교는 히키코모리들이 사회와의 접촉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며 "이들을 완전히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해선 타인과 직접적인 접촉을 시작토록 하는 게 필요하다. 그들을 돕기 위해선 히키코모리가 된 다양한 이유들과 스타일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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