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씨마른 시스템SW 인재…"슈퍼컴 인력양성에 초점 맞춰야"

[지능정보사회로 가자]<상-⑤> 김장우 포스텍 교수

(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2016-09-21 08:14 송고 | 2016-09-21 15:15 최종수정
김장우 포스텍 교수가 지난 8월 27일 포스텍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최창호 기자


"정부는 슈퍼컴퓨터 수입에 의존하지 말자고 한다. 하지만 정작 개발에 나설 '사람'이 없다."

김장우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슈퍼컴 기술이 미국·중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뒤쳐져있지만 지금이라도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재양성'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코넬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거쳐 카네기멜론대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미국 오라클에서 일한 그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도 인재양성을 위해서다. 

슈퍼컴은 하드웨어·시스템 소프트웨어·응용 소프트웨어를 총망라하는 첨단 ICT 기술이다. 이 때문에 슈퍼컴 개발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은 미래유망 분야로 꼽히는 클라우드·빅데이터·인공지능(AI) 영역까지 뒷받침할 수 있어 국내 ICT 기술경쟁력을 제고할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미국·중국·유럽 등은 이미 이러한 방식으로 인재가 양성되고 있다"며 "한국은 지금이라도 나서지 않으면 메이저 플레이어에 주도권을 영원히 내줘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국에 부재한 '시스템SW'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스템SW는 컴퓨터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운영체제, 연산처리 SW 등이다. 시스템SW가 없다는 것은 컴퓨터에 윈도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의 시스템SW 부재보다 더 큰 문제는 이 개발에 뛰어들 인력이 없다는 점이다. 당장 슈퍼컴 개발을 시작해도 외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 교수는 "오죽하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마저 SW개발자가 없어 문과 출신 직원을 뽑아 시스템SW 교육을 시키겠냐"며 "이렇게 해서는 일류 엔지니어를 키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류 시스템 엔지니어를 키워내기 어려운 한국의 IT 교육과 개발 환경에 대해 "첫째, 하드웨어·운영체제·소프트웨어를 모두 교육할 수 있는 기관 및 교육 역량이 부족하고 둘째, 일류 시스템 개발에 참여할 기회가 단절돼 있는 데다 셋째, 이 분야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그나마 한해 배출되는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인재들이 해외기업 또는 학계로 빠져나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김 교수는 "한참 벌어진 기술격차를 한번에 따라가겠다는 생각보다는 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슈퍼컴 개발에 접근해야 한다"며 "작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해서 초고성능 시스템 개발의 노하우를 획득한 후, 점진적으로 더 큰 시스템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orami@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