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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창조경제센터가 동물원이면 우린 개·돼지?"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6-09-12 15:33 송고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국가공인 동물원'이면 우리는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개·돼지란 말입니까?"
최근 창조경제센터를 동물원에 빗대 발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에 대해 한 창조경제센터 관계자가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청년들이 힘들게 꿈을 키워가고 있는데 어떻게 동물원에 비유할 수 있느냐"며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과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전 대표의 '동물원' 발언이 일파만파다. 그는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2016'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가공인 동물원을 만들어준 것"이라며 작심비판했다. 

파장은 컸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양희 장관은 지난 6일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박에 나섰다. 

한순간 '일터'가 '동물원'으로 추락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센터 관계자들과 소속 보육기업들은 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안 전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하며 세번이나 국회를 찾았다.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연이은 문전박대에 이번에는 21일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성사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안 전 대표는 대화는커녕 비하발언 수위를 더 높였다. 지난 11일 제주를 찾은 그는 "지금이 어떤 시절인데 '관제데모'를 하냐"고 호통을 쳤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다음 정권에선 창조경제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창조경제센터는 박근혜정부 들어 전국 17개 지역에 세운 창업거점이다. 센터의 예산은 사실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에서 대부분 충당하는 구조다.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창업거점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창업기회를 주고 지역경제도 살리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동안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센터가 설립된지 1년이 넘어가면서 이 센터를 찾는 청년들의 발걸음은 많아졌다. 취업도 안되니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가들처럼 창업으로 꿈을 펼쳐보겠다는 생각에서다. 해외진출을 위해 센터에게 도움을 청하는 청년들도 적지않다.

정부와 혁신센터는 이들에게 국내외 박람회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대기업과의 판로모색, 성공한 기업인과의 각종 멘토링, 아이디어 회의, 투자유치, 법률상담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금수저'가 아니면 누리기 힘든 도움이다. 이렇게해서 현재 2800개 이상의 보육기업이 센터에서 자라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창업의 꿈을 키우는 수천명의 이 청년들은 한때 벤처기업가 안철수보다 '동물원' 발언을 한 정치인 안철수를 더 기억할 것이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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