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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위기의 현장 울산 동구 전통시장 가보니

취악 위기 벗어나 활기 찾는 중…예년 비해 2/3 수준
권명호 청장 “마른 행주 한 번 떠 짜는노력 필요” 호소

(울산=뉴스1) 장은진 기자 | 2016-09-10 13:24 송고
추석을 앞둔울산 동구 대송시장에는 오랜 침체를 벗어나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 News1 장은진 기자.
추석을 앞둔울산 동구 대송시장에는 오랜 침체를 벗어나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 News1 장은진 기자.

조선해양산업의 위기로 동반 침체를 겪었던 울산 동구 지역의 경기가 추석을 앞두고 상당부분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추석을 6일 앞둔 10일 오전에 찾은 울산 동구 대송시장은 예년에 비해 위축되기는 했지만 조선업 위기가 현실로 닥친 지난 4월보다는 한결 활기를 찾고 있었다.

대송시장의 상인 최영자씨(여·80)는 “그동안 지역 경기 불황으로 손님이 없어서 가져온 채소를 그대로 다시 집에 들고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추석을 앞두고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 “오늘은 가져온 채소를 다 팔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경기회복의 기미를 체감하고 있다는 말이다.

인심도 넉넉해졌다. 시장에서 나물을 팔고 있는 한 상인은 나물을 구매하는 손님에게 바구니에 담긴 것 외에도 한 움큼 크게 집어 더 넣어줬다.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팍팍하던 상인들의 마음이 완화된 분위기였다.

떡집은 아예 추석 대목 성수기를 노린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1봉지 3000원 2봉지 5000원이야. 아가씨, 안사도 좋으니까 맛만 보고 가.” 떡집 주인의 목소리는 힘이 실렸다.

떡집을 운영하는 손연자씨(여·52)는 “아직은 명절음식을 장만하러 온 손님보다는 간단한 찬거리를 사러 온 손님이 많지만 곧 다가올 추석에는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해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둔울산 동구 대송시장에는 오랜 침체를 벗어나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 News1 장은진 기자.
추석을 앞둔울산 동구 대송시장에는 오랜 침체를 벗어나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 News1 장은진 기자.

생선가게도 추석 준비에 바쁘다. 상인 정도길씨(남·53)는 “오늘부터 제수용 생선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며 “올해 지역경기가 어려운 만큼 작년 매출에 비해 3분의 2정도 파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서 제수용품을 마련하는 것을 자제할 마음가짐을 가졌다.

대송시장을 찾은 김옥자씨(여·62)는 “동구가 전국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실제로 이웃에 그런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며 “이번 추석에는 가능하면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생각해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을 마련하는 것이 지역에 드리운 그늘을 빨리 걷어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근로자의 아내 박수정씨(여·42)는 “직장을 그만두고 나왔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이 무서웠지만 지금은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한 준비를 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힘을 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권명호 동구청장도 살아나는 경기에 주마가편을 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동구지역 전통시장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추석을 앞둔 지역 경기를 점검하고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또 경기활성화를 위한 상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권 청장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아직도 동구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다”며 “주민들과 대기업, 행정이 삼위일체가 돼 마른 행주도 한 번 더 짜는 심정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도록 행정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겠다”고 말했다.


iou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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