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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책]'이퀄스'·'더 랍스터', 통제 불가능한 사랑에 대해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2016-09-05 09:30 송고
'이퀄스'는 사랑에 관한 고찰을 담은 로맨틱 SF 드라마다. 이 영화는 인간의 외로움에 대해 얘기한 'HER'(2014)나 통제된 상황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그린 '더 랍스터'(2015)와 비슷한 선상에 있다. 모든 감정을 지배당하는 미래의 감정 통제 구역에서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다.

'이퀄스' 속 인물들은 선진국이라 불리는 사회에서 생활한다. 감정이 통제된 선진국에서 사랑은 범죄다. 이른바 '감정보균자'들은 감호소에 끌려가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치료약이 없어 심각한 상태의 환자들은 자살을 강요 당하기도 한다.
니아(크리스틴 스튜어트 분)와 사일러스(니콜라스 홀트)는 함께 일하는 동료다. 어느날 사일러스는 니아에게서 뜻밖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뒤를 쫓는다. 니아는 사일러스의 접근을 거부하지만 마음은 역시 그를 향해 가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하고 위험한 밀회를 시작한다.

'이퀄스'가 개봉했다. © News1star/ '이퀄스' 포스터
'이퀄스'가 개봉했다. © News1star/ '이퀄스' 포스터


영화는 두 주인공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로맨틱한 기운을 전달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 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람포인트 중 하나다. 
감성적인 분위기는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HER'와도 닮아있다. 대필작가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분)가 아내와 별거 중인 상태에서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사는 모습은 감정을 통제당한 사일러스가 온통 하얗게 칠해진 집안에서 혼자 가상의 퍼즐 조각을 맞추며 여가 시간을 보내는 모습과 비슷하다. 'HER'의 테오도르가 외로움을 탈피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스칼렛 요한슨 분)였다. 목소리와 사랑에 빠지는 독특한 설정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두 주인공이 목숨 걸고 사랑을 하는 모습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랍스터'를 떠올리게 한다. 부인에게 이혼을 당한 중년 남성 데이비드(콜린 파렐 분)가 짝을 찾기 위해 메이킹 호텔에 입성하고, 45일간 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거짓 관계가 들통이 나 위험에 처한 데이비드는 호텔을 벗어나 솔로 부대가 거주하는 숲속으로 도망친다. 이곳은 반대로 짝이 되어선 안되는 규칙이 있다. 다시는 사랑 같은 것을 못할 줄 알았던 데이비드는 운명의 장난처럼 근시 여인(레이첼 와이즈 분)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더 랍스터'는 통제된 사회에서의 잔혹한 로맨스를 그렸고, 조금 더 선정적인 장면들을 포함하고 있다. 다소 기괴한 연출방식이나 스토리가 이 영화의 매력이다. '이퀄스'는 '더 랍스터'의 순수 버전이며 감정에 집중한 영화다.

전개 방식은 '더 랍스터'에 비해 단순하지만 가상 공간에서 그려낸 빼어난 영상미가 눈길을 끈다. 연출자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은 지난 2012년 인텔과 도시바의 합작광고인 '더 뷰티 인사이드'로 주목 받았다. 사랑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감각적인 스토리로 칸 국제광고제와 클리오 광고제의 그랑프리를 석권한 바 있다.

감독은 '이퀄스' 촬영 현장인 도쿄에서 1주일 간 특별한 리허설을 진행했다. 니콜라스 홀트는 "'이퀄스'의 모든 배우들이 1주일 동안 같이 지내면서 자신의 인생 경험 등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특별한 리허설 덕분인지 촬영이 시작됐을 때 정말 편하게 느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감독의 섬세한 배려가 영화에 묻어나 더욱 감성적인 영화가 탄생한 셈이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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