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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탄핵 정국 마무리…경제 전망은 여전히 '흐림'

"탄핵만으로 정치시스템 문제 해결 안돼"
테메르 개혁 추진능력에 의구심…"곧 레임덕"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2016-09-01 06:47 송고 | 2016-09-01 08:47 최종수정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 AFP=뉴스1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 AFP=뉴스1
31일(현지시간)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결국 탄핵됐다. 오랜 시간 이어온 지루한 정치적 드라마가 탄핵으로 귀결되며 세계인들은 이제 새로운 정부가 브라질에게 남겨진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브라질 경제가 앞으로도 험난한 여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브라질 경제는 지난해 3.8% 역성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올해에도 성장률이 마이너스(-) 3.3%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 7월 브라질의 실업률은 11.6%에 다다랐으며 올해 연말까지 브라질의 재정 적자는 48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브라질 상원은 표결에서 찬성 61표 대 반대 20표로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가결했다. 이에 브라질 국민들은 “지우마와 노동자당(PT) 정권하에서 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비판하며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새로운 턴어라운드 스토리를 써내려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호세프의 탄핵을 둘러싸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동안 많은 기업들이 투자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제 이들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브라질의 정치적 문제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해 단순히 호세프가 탄핵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국제 경제정책 조사기관인 피터슨인스티튜트의 모니카 디볼 연구원은 “호세프가 탄핵됐다고 해서 이미 기능이 망가진 브라질 정치 시스템이 한순간에 회복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호세프의 뒤를 이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테메르가 의욕적으로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러 장애물이 잔존해 있다는 것이다.
디볼 연구원은 “2018년 다음 대선까지 테메르에게는 매우 짧은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테메르는 곧 레임덕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임덕이란 정치 지도자의 임기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지도력 공백이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테메르 정부는 정부 지출에 상한선을 설정하고 연금 및 사회 복지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지율을 잃을까 우려하는 의회의 저항에 직면한 상황이다.

사회 복지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브라질 민심이 거세가 반발하자 테메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은퇴 연령을 70세나 75세로 높이는 방안이나 병가 중 급여를 없애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해상 유전을 민영화할 계획도 없으며 노동법을 폐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노동계층의 생활을 더욱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물가는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고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절망적인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나 호세프 탄핵에 대한 기대감으로 브라질 금융시장은 올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연초 이후 33% 이상 뛰어올랐고 달러대비 브라질 헤알의 가치도 20% 가까이 강세를 보였다. 테메르 정부가 브라질 경제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원자재 가격 회복이 금융시장 강세에 주효했다. IMF도 내년에는 브라질 경제가 소폭이나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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