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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이슬람 반군과 평화협상 장소 논의

"수배령 신경 안써도 돼" 유화 제스처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6-08-31 20:11 송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 AFP=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 AFP=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슬람 반군 지도자와 만나 평화협상 장소를 논의하면서 그에게 내려진 수배령을 무시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31일 마닐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필리핀 남부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반군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 창립자 누르 미수아리를 만나 대화를 가졌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에 따르면 그는 미수아리에게 "누르, 나는 당신을 정부 감옥에 구금할 의사가 없으며 그저 걸어 나와 아무 병사나 붙잡고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장소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면 된다"고 설득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수아리에게 이슬람 반군이 장악한 남서부 홀로섬 또는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미수아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세계 최대 이슬람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중재 아래 협상하고 싶다고 답했다.

빠른 평화 협상 절차도 합의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수아리가 2일 내로 평화협정문에 서명을 하며 싸움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MNLF는 1969년부터 독립과 자치를 위해 투쟁하다가 지난 1996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은 뒤 남부 민다나오섬에 제한적 자치권을 얻었다.

하지만 2013년 베니그노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이 경쟁 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과 별도의 평화협정을 체결하려 하자 남부 도시 잠보앙가에서 무력투쟁을 벌이며 200여명을 숨지게 해 정부와 관계가 틀어졌다.

이후 아키노 전 대통령은 미수아리를 반란 혐의로 수배령을 내렸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6일 공산 반군과 무기한 휴전에 합의하며 지난 반세기간 이어진 내전을 끝낼 평화협정에 포석을 깔았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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