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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0만원 도박빚에…여자친구 죽음 내몬 20대 구속

"도박빚 갚는다" 빌린 돈으로 다시 도박
돈 빌려준 여자친구 빚부담에 극단적 선택

(충북ㆍ세종=뉴스1) 남궁형진 기자 | 2016-08-30 15:29 송고 | 2016-08-30 16:19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거짓말로 여자친구를 속여 돈을 빌리고 제3금융권에 연대보증까지 서게 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남자 친구에게 속아 거액의 빚을 진 20대 여성은 빚독촉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013년 경북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취업전선에 뛰어든 A씨(23·여).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었기에 꿈도 많았다.

하지만 작은 걱정이 있었다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충북 영동에서 홀로 외롭게 일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의 걱정은 이내 사라졌다. 자신에게 위로가 돼 줄 남자친구가 생긴 것이다.
스무 살 어린 나이었지만, A씨는 남자친구와 영원히 함께하는 꿈을 꿨고 두 사람에게는 행복한 미래만이 기다리는 듯했다.

하지만 A씨의 꿈은 얼마지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났고 악몽 같은 시간이 그녀를 절망으로 내몰았다.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에 빠진 남자친구가 “사채 등 빚을 갚지 못하면 큰 일이 난다”며 A씨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스스럼없이 직장을 다니며 알뜰살뜰 모아둔 돈을 빌려줬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일이 잦아졌다.

그때마다 B씨는 “빚을 다 갚으면 바르게 살겠다”, “모든 문제가 해결 된 뒤 결혼하자”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B씨는 그렇게 빌린 돈을 다시 도박으로 탕진했고 이내 A씨에게 손을 벌렸다.

결국 A씨는 2014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87회에 걸쳐 7200여만원을 B씨에게 빌려줬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월급은 물론 원룸 보증금과 현금서비스,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나중에는 B씨의 요구로 사채와 다름 없는 제3금융권에서 연대보증을 서기도 했다.

그 뒤 빚 독촉에 시달려야했던 A씨는 남자친구에게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지만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죽음을 암시하기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

결국 A씨는 지금까지 남자친구에게 속아 거액의 빚을 지게 된 사실을 가족들에게 털어놓은 뒤 지난 3월 고향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선택을 하고 말았다.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게 된 A씨의 부모는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은 얼마 뒤 B씨를 검거했다.

혐의를 부인하던 B씨는 경찰이 복원된 A씨의 휴대전화 속 대화 내용을 제시한 뒤에야 이를 시인했다.

충북 영동경찰서는 30일 여자친구에서 수천만원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B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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