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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억 줘 봤자 연체 갚으면 끝이다"…침묵, 30분 만에 끝났다

한진해운 채권단 임원회의 분위기
산은 "2018년까지 영업적자 예상"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2016-08-30 14:45 송고 | 2016-08-30 14:47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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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회의실.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장(부행장)과 한진해운 4개 채권은행(KEB하나 농협 우리 국민은행) 여신담당 임원이 자리를 잡았다. 한진해운 처리방향 최종 결정을 앞두고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긴급히 마련한 회의였다.
산은 실무자가 한진해운 유동성 상황과 부족자금 마련 계획을 설명했다. "유류비, 용선료 등 한진해운의 상거래 채권 연체 규모가 현재 6500억원이다, 신규자금 6000억원을 투입해도 연체 정리도 안 되는 상황이다." 

설명이 이어졌다. "신규자금을 지원해도 해외 선주나 선박금융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에 다 나간다, 구조조정이나 회사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작다." 채권단이 유동성 지원을 결정해도 '빚잔치'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내년 말까지 1조~1조3000억원. 최악에는 1조7000억원까지 불어난다. 한진그룹이 유상증자 등으로 4000억원의 자구안을 이행해도 최소 6000억원 이상 부족자금이 발생한다. 그나마 해외 선주들과 진행 중인 용선료와 선박금융 협상이 잘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실사 결과다.

산은은 이날 회의에서 한진해운 용선료 및 선박금융 협상 상황도 공개했다고 한다. 용선료의 경우 향후 3년 반 동안 내야 할 2조6000억원 중 27%(약 7000억원)를 조정하는 선에서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 하지만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이 전제 조건이다. 
선박금융은 만기연장 목표금액(향후 3년 반)인 1조4000억원 중 29%(약 4000억원) 정도가 상환유예에 동의했다고 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용선료와 선박금융도 확실히 된 게 없다는 게 채권단의 공통된 판단이었다"고 했다. 

2018년까지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는 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공개된 순간엔 침묵이 흘렀다고 한다. 그걸로 끝이었다. 회의는 30여 분 만에 끝났다. '격론'은 없었다. '신규자금 지원 불가'가 채권단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이었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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