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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 '봉고 50년' 종말?…중국계 첫 阿 지도자 탄생 주목

자칫 유혈 충돌 우려도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6-08-29 15:00 송고 | 2016-08-29 18:58 최종수정
가봉의 알리 봉고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가봉의 알리 봉고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아프리카 가봉의 야당 대통령 후보인 중국계 장 핑 전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이 자신이 대선 승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알리 봉고 현 대통령 캠프 측은 공식 발표 전 이 같은 주장은 "불법"이라고 맞섰다.
대선은 지난 27일 치러졌으며, 개표 결과는 오는 30일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대선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에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2009년 선거 이후 나타났던 폭력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핑(73) 후보는 28일(현지시간)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에서 "내가 당선됐다"고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이어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지자 수백명은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가봉 정부 대변인은 이 같은 발표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파코메 무벨레트 부베야 내무장관은 "당국에 앞서 발표하는 것은 불법이다"고 비판했다.

봉고 대통령은 투표 이후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첫 연설에서 "우리는 법을 존중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선관위로부터의 개표 결과를 조용히 기다린다"고 말했다.
봉고 대통령(57)은 가봉을 41년 동안 통치한 부친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스페인의 한 병원에서 향년 73세로 사망(심근경색)한 뒤 열린 2009년 선거에서 대를 이어 당선됐다.

이날 핑 후보는 자신의 대선 승리를 발표한 뒤 프랑스 대사와 만났다. 가봉은 1839년부터 프랑스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고, 1960년 독립했다.

핑 캠프 측은 개표가 60%가 진행된 시점에서 핑 후보가 60%를 득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가봉의 야당 대통령 후보 장 핑 전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 <자료사진> © AFP=뉴스1
가봉의 야당 대통령 후보 장 핑 전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 <자료사진> © AFP=뉴스1


일각에서는 2009년 봉고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 나타났던 폭력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시에 수명이 숨졌고, 수많은 상점들이 약탈당했다.

이날 리브르빌에서는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문을 닫은 상점들이 많았다. 프랑스 대사관은 자국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해줄 것을 당부했다.

프랑스의 사회당 정부는 수십년에 걸친 봉고 가문의 통치 이후 정부 변화는 "건강한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봉고 가문은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오마르 봉고 대통령은 1975년과 1984년, 1996년, 2007년 등 4번이나 한국을 방문했다. 냉전 심화로 남북 각축이 극심한 가운데 '제3세계권' 지도자로 당시 박정희 정권을 지지하며 한국 외교에 큰 힘을 실어줘 각별한 인연을 쌓았다. 마지막이 된 2007년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만나 기아의 베스트셀러였던 '봉고' 승합차가 자신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아들인 봉고 대통령도 1975년, 1983년에 이어 대통령에 오른 뒤 2010년 방한했다. 또 대통령 경호실장은 한국인 박상철씨가 맡고 있는데, 박 실장의 스토리는 지난해 MBC '무한도전'에 소개되기도 했다.

한편 핑 후보가 당선되면 아프리카에서 첫 중국계 대통령이 탄생된다. 그의 부친은 중국 저장성 원저우 출신의 청즈핑(程志平)이다.

그는 1930년대 무역상으로 가봉으로 이주했으며 가봉의 한 부족 추장의 딸과 결혼해 장 핑 후보를 낳았다. 핑이라는 성은 부친 이름의 끝자인 핑을 성으로 오인해 붙여진 것이다.

장 핑 후보는 프랑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정계에 입문했다. 1999~2008년에는 외무부 장관을, 2008~2012년 AU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중국을 몇 차례 방문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핑 후보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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