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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책임감·충성심'…자살 선택한 이인원 롯데 부회장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6-08-26 12:58 송고
2009년 12월 서울 중구 남창동 롯데손해보험 빌딩에서 열린 롯데미소금융재단 본점 개소식에 참석한 이인원 부회장(오른쪽)과 신동빈 회장. 2016.8.26 머니투데이/뉴스1
2009년 12월 서울 중구 남창동 롯데손해보험 빌딩에서 열린 롯데미소금융재단 본점 개소식에 참석한 이인원 부회장(오른쪽)과 신동빈 회장. 2016.8.26 머니투데이/뉴스1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경에는 극단적인 심리적 압박과 자신이 일군 롯데그룹이 비리의 온상처럼 여겨지는 상황에 대한 실망감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은 평소 철두철미한 성격에 치밀한 업무 능력, 자존심이 강한 것으로 유명했다. 이런 성격이었던만큼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감과 다가올 모욕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아울러 자신의 죽음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의지, 모든 것을 자신이 떠안고 가겠다는 조직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10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의 한 산책로에서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에서 발견된 A4 4장 분량의 유서에는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 '비자금 없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과 자신의 결백함을 알리고, 가족에게 미안한 뜻을 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다. 기독교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죄악으로 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이 부회장이 그만큼 절박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본인이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는 뜻일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선택을 하시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내 2인자로 꼽혀 왔다. 43년간 롯데그룹에 줄곧 몸담은 골수 롯데맨이다.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97년 롯데백화점 대표에 올랐다. 2007년부터 신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정책본부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2011년 롯데그룹에서 비오너 일가로는 처음으로 부회장 직책을 맡았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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