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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 지하화사업, 국가프로젝트로 추진돼야"

[민선 6기 2주년 인터뷰]조은희 서초구청장
"공공기여 등으로 5조원 충당…세금 부담 없어"

(서울=뉴스1) 전성무 기자 | 2016-08-26 06:10 송고 | 2016-08-26 10:03 최종수정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정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8.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정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8.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사업은 국가프로젝트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24일 서초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대한민국 지도를 바꾸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사업은 강남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100년을 내다보는 대계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며 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초구는 개통 46년이 지난 현재 교통량이 100배 가까이 늘어나 상습정체로 몸살을 앓는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6.4km 구간(경부간선도로)을 지하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경부고속도로를 동맥으로 가정한다면 지금 서초구는 동맥경화가 생긴 것이고 뇌졸중이 오기 직전"이라며 "IC구간별로 차로변경에 따른 차량 엇갈림 현상이 교통정체의 원인인데 지하화를 통해 이런 흐름을 바꿔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원조달 문제에 대해서는 "사업비용은 전문가들의 추정치이지만 약 2조~3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 등 관내 개발사업지의 공공기여와 민간재원을 잘 활용한다면 5조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세금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에 혜택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강북에서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이동하기 훨씬 수월해 지기 때문에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강북주민, 나아가 서울시민 전체"라며 "강남권을 위한 사업이라는 생각은 한쪽 면만 보는 것이다. 온 국민을 위한 것이고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조 구청장은 이른바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와 서울시가 일부 현안을 두고 갈등관계에 있다고 보는 시선에는 "오해"라며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희자매'인 '강남 3구'가 언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이분법적으로 보는 게 속상하다"며 "나는 2등 정신, 같이가는 정신, 정치와 행정을 분리하는 정신, 엄마의 마음을 추구하는 데, 이런 건 내가 평소에 지향하는 철학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박 시장이 야당 출신이건 여당 출신이건 중요하지 않다"며 "서초구민을 위한 일이라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만나서 소통하고 설득해 협조를 얻어내겠다"고 했다.  

초선인 조 구청장은 "남은 임기를 2년이 아닌 6년, 10년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크고 작은 사업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혀 재선 도전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정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8.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정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8.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6기 반환점 맞은 소감은.
▶구청장으로 일한지 2년 2개월이 지났는데 요즘 매일 아침 출근하며 "나는 참 행복하다"고 느낀다. 서초구가 살기 좋게 변화하고, 구민들이 반기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행복하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구민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매일 깨닫고 있다. 지난 2년간 '엄마행정'을 내걸고 서초의 구석구석을 알뜰살뜰 챙겼다.

-대표적인 업적은.
▶37년 숙원이었던 정보사부지터널(서리풀터널)이 마침내 첫삽을 뜬 것이다. 국방부, 서울시, 서초구의 입장이 제각각이었는데 서리풀터널과 정보사 부지를 분리해서 진행하는 '투트랙 작전'을 당차게 밀어붙여 해결했다. 서리풀터널은 예술의전당에서 정보사부지, 세빛섬까지 반포대로로 연결되는 문화예술트라이앵글(가칭)로 조성된다.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중심도시 서초'로 거듭나게 되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밖에 27년만에 구청사 소유권을 되찾아와 셋방살이를 끝냈고 국내 최초로 일반주택가의 관리사무소 격인 '반딧불센터'를 선보였다. 양재·우면지역을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으로 조성하는 양재R&CD특구를 발표한 것도 큰 성과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경부고속도로 교통정체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주역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90년대 초 이미 체증해법으로 지상 2층 고가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복층화는 교통난은 해소할 수 있지만 환경오염과 동서 간 생활권 단절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동맥으로 가정한다면 지금 서초구는 동맥경화가 생긴 것이다. 뇌졸중이 오기 직전이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강남구간을 거치면서 IC구간별로 차로변경에 따른 차량 엇갈림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교통정체의 주요인이다. 지하화를 통해 이런 흐름을 바꿔 주자는 것이다. 지하화를 하면 분진, 소음, 매연, 진동 등 환경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사업은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국가프로젝트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한강의 기적을 이뤘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이를 추진한다면 더 의미가 있지 않겠나. 우리가 생각하는 골격은 지하에는 자동차전용터널을 만들고, 지상부에는 오픈스페이스 20만평에 시민을 위한 공원을 조성해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이다. 총 4층의 복층구조로 조성해 지하 1층은 지하도시 형태의 상가 및 문화시설 등을 넣고 지하 2~3층은 왕복 20개차선의 자동차전용도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강남권을 오가는 완행터널과 강북으로 바로 빠지는 급행터널을 분리해 교통흐름을 개선하고 지하 4층은 강남역 침수 등 국지성 호우에 대비한 배수저류터널을 넣자는 것이다. 지난 4월부터 교통, 국토, 환경, 설계, 정책학회 등 국내 최고의 5대 학회가 용역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재원조달 계획은. 
▶사업비용은 전문가들의 추정치이지만 약 2조~3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재원은 관내 개발사업지의 공공기여와 민간재원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 서초구 관내에 분포되어 있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지의 공공기여금을 일부 활용하고 양재, 서초, 반포 등 3개의 IC부지 3만평을 개발부지로 활용하면 5조원 이상의 재원이 확보 가능할 것이다.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강남권만 혜택을 보는 것 아닌가.  
▶이 사업으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강북주민, 나아가 서울시민 전체다. 강북에서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이동하기 훨씬 수월해 지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사업을 강남권을 위한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한쪽 면만 보는 것이다. 온 국민을 위한 것이고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봐야한다. 경부고속도로는 일본에서부터 우리나라를 거쳐 터키까지 이어지는 2만km가 넘는 신실크로드인 '아시안 하이웨이(Asian Highway) 1호선'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다. 강남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100년을 내다보는 대계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국토부와 서울시 협조가 필수적인데.
▶대규모 프로젝트인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협조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관건이라 서초구에서 먼저 운을 뗀 것이다. 서초구와 서울시, 중앙정부가 함께 손잡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지방재정개혁에 대한 입장은.
▶정부의 이번 지방재정개혁은 비정상의 정상이라는 큰 틀에서 동의한다. 서초구도 재산세 공동과세 이후 재정이 빠듯해졌지만 우리 돈을 걷어서 다른 자치구에 주는데 대해 불만이 없다. 잘사는 시·군과 형편 어려운 시·군 간 균형을 맞춰주는 차원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시 구청장들이 반대서명 할 때 나는 서명 하지 않았다.

-강남, 송파, 서초 등 '강남 3구'와 서울시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
▶일명 '희자매'인 '강남 3구'가 언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이분법적으로 보는 게 속상하다. 이런 건 내가 평소에 지향하는 철학과 다르다. 2등 정신, 같이 가는 정신, 정치와 행정을 분리하는 정신, 엄마의 마음으로 행정하는 것이 내 철학이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관계지만 때로는 서로의 입장차이 때문에 합의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단순한 당적 차이 때문에 덮어놓고 반기를 들거나 따르는 차원은 아니라는 말씀을 분명하게 드리고 싶다. 박 시장이 야당 출신이건 여당 출신이건 중요하지 않다. 서초구민을 위한 일이라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만나서 소통하고 설득해 협조를 얻어내겠다.

-남은 임기 2년 계획은.

▶지금 맡고 있는 구청장 자리는 서초구민들께서 저에게 운명의 기회를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성뒤마을 개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유치 등 꼭 이루고 싶은 일들이 많다. 2년이라는 시간에 쫓기며 일하고 싶지 않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주민들께서도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않을까. 남은 기간이 2년이 아니라 6년, 10년이라 생각하고 크고 작은 사업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겠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프로필
▲1961년생 ▲이화여대 영문과 졸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단국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영남일보·경향신문 기자 ▲대통령 행사기획비서관·문화관광비서관 ▲우먼타임스 편집국장 ▲한양대 행정대학원·언론대학원 겸임교수 ▲연구공간 여성과정책·양성평등실천연합 대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정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8.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정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8.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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