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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탐방] 광명동굴이 속삭이는 ‘빛을 품은 광명여행’

무료인 순환형 투어버스 하루 4차례 운행 '인기'
KTX광명역 출발…동굴·전통시장·박물관 등 관광

(광명=뉴스1) 조정훈 기자 | 2016-08-26 06:00 송고
편집자주 지자체들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광산업 활성화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돈이 되는’ 관광 상품 개발에 부심하고 있으며 이웃 지자체 사례를 벤치마킹하기도 한다. 고궁과 명승지 등을 소개하는 ‘시티투어’도 이런 과정을 통해 상품화됐다. 경기도에서만 14개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뉴스1은 지자체별 시티투어를 직접 체험하고 관광객들의 반응 등도 취재, 르포 형식으로 기사화할 계획이다.
지난 24일 오후 광명동굴 승강장에서 투어버스 기사 이광희씨(왼쪽),와 문화관광해설사 김옥연씨(오른쪽)가 모형 투어버스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 News1 조정훈 기자.
지난 24일 오후 광명동굴 승강장에서 투어버스 기사 이광희씨(왼쪽),와 문화관광해설사 김옥연씨(오른쪽)가 모형 투어버스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 News1 조정훈 기자.

“광명 투어 버스가 맞나요.” “네 환영합니다. 빛을 품은 광명여행 순환형 투어버스 입니다.”
지난 24일 낮 12시20분 KTX광명역(일직동 267-8) 2번 출구 버스 승강장.

취재진이 건넨 물음에 빨간 색깔이 인상적인 45인승 투어버스 기사 이광희씨(54)는 “어서타세요, 무료입니다”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전날보다 온도가 내려갔다고는 하나 당시 버스 밖 온도는 34도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공짜'라는 말을 들어서 였을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청결한 버스 내부 풍경은 조금 뒤 경험할 투어의 기대감을 한층 높여줬다.
광명여행 순환형 투어버스는 KTX광명역(2번 출구)~광명동굴(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밤일음식문화의거리~광명전통시장(광명사거리역 1번출구)~철산역(2번 출구 건너편 하안동 방면 버스정류장)~충현박물관~KTX 광명역을 운행한다.

매일 KTX광명역에서 오전 9시30분·11시, 오후 2시·3시50분 등 하루 4회 출발해 각 관광코스를 돌고 있다. 다만 2회차 운행의 경우 광명역(낮 12시30분)~광명동굴(낮 12시45분)까지 추가 운행한다.
 빛을 품은 광명여행 순환형 투어버스 전경. © News1 조정훈 기자.
 빛을 품은 광명여행 순환형 투어버스 전경. © News1 조정훈 기자.


투어버스를 타고 가다가 가고 싶은 곳에서 내려 자유롭게 관광을 즐긴 후 지정된 승차장에서 다음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물론 문화관광해설사가 동승해 광명의 문화, 역사, 관광, 먹거리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출발 전 버스 앞 창문 위에 설치된 대형모니터를 통해 주요 관광지 곳곳을 소개하고 있다. 안내 지도와 책자, 버스 시간표는 차 내에 별도 비치돼 있다.    

남녀노소 20여명 정도가 올라탄 투어버스는 정확히 낮 12시30분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12년 경력의 김옥연(63) 문화관광해설사가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빛을 품은 곳, 광명을 방문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이 버스는 잠시 후 광명동굴에 도착하겠습니다. 내리실 분은 버스가 정차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내리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10여분 뒤 광명동굴(가학동 산 17-1) 입구에 도착했다.  

김 해설사는 “광명동굴은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이자 광복 이후 근대 산업화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입니다. 현재는 수도권 유일의 도심 동굴 테마파크로 유명세를 떨치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오후 찾은 광명동굴 내부. © News1 조정훈 기자.
지난 24일 오후 찾은 광명동굴 내부. © News1 조정훈 기자.


동굴내부는 연평균 12도를 유지하고 있어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하루 피서지로도 인기몰이 중이란다. 확인 결과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광명동굴을 찾은 유료관광객 수는 108만2624명. 

김 해설사는 “동굴내부에는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예술의 전당과 함께 토종 1급수 물고기를 만날 수 있는 아쿠아월드가 있습니다. 테마공간인 황금길, 황금목포, 황금궁전 등은 또 다른 재미와 추억을 선사합니다.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로 아시아 최초로 열리고 있는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이 바로 이곳에서 9월4일까지 열리니 놓치지 마세요.”

동굴의 총 면적은 총 34만2000여㎡로 갱도 길이 7.8km, 깊이 275m(0∼7레벨) 규모다. 이중 관람객에게 개방된 공간은 2.2km(지하 30여m)까지다.

동굴의 첫 관문인 ‘바람의 길’이 승객들을 맞이했다. 본격 관람이 시작되는 웜홀 광장까지 이어진 200여m 직선 길 양 옆에는 시원하게 흐르는 암반수와 노란 장미 조명이 시선을 끌었다.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동굴 식물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승객들은 상추와 배추 등 각종 식물들이 유리벽 안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다.

발길을 돌려 안쪽으로 조금 더 올라갔더니 ‘아쿠아월드’가 나왔다. 국내는 물론 아프리카, 아마존 등에서 서식하는 30여종의 토종 물고기를 만나 볼 수 있었다. 승객들은 저마다 기념사진 촬영에 열중했다.

황금길을 지나 20m 들어가면 높이 9m, 너비 8.5m의 황금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와~”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오후 2시35분 동굴밖 버스 승강장. 오래된 벗 3명과 동굴 관람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김옥선(81·서울)·강선일 할머니(76·서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4일 오후 광명동굴 관람을 마친 김옥선 할머니(왼쪽에서 두번째)와 강선일 할머니(세번째) 등 일행이 투어버스 안에서 취재진에게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조정훈 기자.
지난 24일 오후 광명동굴 관람을 마친 김옥선 할머니(왼쪽에서 두번째)와 강선일 할머니(세번째) 등 일행이 투어버스 안에서 취재진에게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조정훈 기자.


김 할머니는 “저번에 왔다가 좋아서 친구들 데리고 또 왔다, 오늘은 포도주(와인)도 맛봤다”고 인사했다. 강 할머니는 “서울 근교에 이런 좋은 곳이 있다니 너무 좋다. 구경 참 잘했다”고 말했다.

현재 동굴 안에는 전국 17개 시군에서 생산된 24개 와이너리(생산자) 93종의 와인과 프랑스, 칠레 이탈리아 등 16개국 150여종의 와인이 전시·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시음도 가능하다.

버스 안은 딸과 함께 온 아빠, 중년 부부, 대학생들, 연인 등 40여명이 자리를 꽉 채워 금세 만원이 됐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버스는 2시40분께 다음 정차역인 밤일음식문화거리(하안동)와 광명전통시장(광명동 158-962)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15분이 지났을까, 버스는 시원하게 뚫린 범안로를 따라 밤일음식문화거리 옆을 지나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 인천을 오고가는 주요 길목이었던 이곳에 주막이 참 많았다고 한다. 마을 명칭은 밤나무가 많아 붙여진 지명이다.

현재는 한식, 일식, 중식 등 메뉴가 다양해 지역에선 꽤나 유명한 음식특화단지로 발전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 인지 따로 내리는 승객은 없었다. 그러나 오전 11시 투어, 주말 투어의 경우엔 승객들이 제법 많이 찾는다고 전해 들었다.
지난 24일 오후 광명동굴에서 전통시장으로 이동하는 투어버스안에서 바라본  광명스피돔 경륜장. © News1 조정훈 기자.
지난 24일 오후 광명동굴에서 전통시장으로 이동하는 투어버스안에서 바라본  광명스피돔 경륜장. © News1 조정훈 기자.

김 해설사가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여러분 옆을 보세요. 저곳이 바로 광명스피돔 경륜장입니다. 경륜뿐만 아니라 문화, 전시, 체험 행사 등도 많이 열리니 다들 한번 가보세요.”

“여러분들 즐거우신 가요. 앞으로 10여분 후에는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광명전통시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광명동굴 다들 다녀오셨죠. 좋은 정보 하나 알려드리면 입장 티켓을 가지고 시장 고객쉼터로 가면 선물을 나눠주니 꼭 기억 하세요.”

오후 3시10분, 버스는 광명전통시장에 도착했다. 승객 중 20여명이 이곳에서 하차했고 광명동굴로 들어가려는 10여명이 승차했다.

하차 인원 중에는 김·강 할머니 일행도 있었다. 김 할머니는 “즐겁게 여행도 했으니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 먹고 가려고, 추석 장도 볼 겸 해서. 기사님 고마워요. 기자 양반도 수고하고 사진 멋지게 내줘요...”

할머니들과의 짧은 인사를 뒤로하고 버스는 철산역(철산동)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지난 24일 오후 광명동굴 관람을 위해 철산역에서 승차한 조권희·최지혜씨 커플을 만났다. © News1 조정훈 기자.
지난 24일 오후 광명동굴 관람을 위해 철산역에서 승차한 조권희·최지혜씨 커플을 만났다. © News1 조정훈 기자.

“이번엔 어떤 승객들을 만날까”하는 생각도 잠시. 사이 좋아 보이는 커플 한 쌍이 버스에 올랐다. 조권희(30·안양)·최지혜(26·서울)씨 커플이 바로 그들.

직장에 다니는 권희씨는 오전 근무를 마친 뒤 마침 오후에 시간이 나 대학생인 지혜씨와 함께 광명동굴로 산책 겸 데이트 가는 중이었다.

일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커플은 “광명동굴에서 구경하고 산책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전통시장에 들러 맛있는 빈대떡 먹고 싶어요”라며 함박웃음 지었다.        

버스 투어는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대신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3시40분 버스가 도착한 곳은 충현박물관(소하2동 1085-16) 입구.

“충현박물관은 2003년 5월 종가에서 세운 국내 유일의 박물관으로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청백리 재상 오리 이원익 선생과 그의 직계 후손들의 유물이 보존돼 있는 곳입니다. 박물관 일대는 선생이 말년에 여생을 보낸 곳입니다.” 김 해설사의 설명이다. 

충현박물관 대지 면적은 1만1637.2㎡, 건물면적 2216.4㎡로 전시관과 수장고, 연구실, 교육실 등이 있다.

전시관에는 선생의 친필과 교서, 문집 등을 비롯해 후손들이 남긴 고문서, 목가구, 제기, 집기 등이 전시돼 있다.

야외에는 인조(1630년)가 선생에게 하사한 사택인 관감당(모든 백성이 보고 느껴야할 집)과 초상화가 모셔진 오리 영우 사당 등이 보존돼 있다. 고즈넉한 경관과 함께 400년 수령의 측백나무는 그 웅장함을 자아낸다.
충현박물관. © News1 광명시 제공.
충현박물관. © News1 광명시 제공.


종착역인 KTX 광명역으로 가는 길에 김 해설사는 “이밖에도 광명에는 도덕산, 구름산 등 4곳의 울창한 산림과 안터생태공원,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업사이클아트센터 등 각종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며 “주요관광지 등 가고 싶은 곳을 쏙쏙 뽑아 갈 수 있는 ‘모객형 패키지 투어버스’도 사전예약제로 유료 운영되고 있으니 많은 이용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 들어 지난 7월31일 현재까지 광명여행 순환형 투어버스를 이용한 관광객은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광명동굴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며, 입장료는 성인 4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이다.

충현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전화·인터넷 예약제)하며, 매주 일·월요일, 신정·설·추석 등 명절 연휴에는 휴관한다. 요금은 학생·청소년 2500원, 성인 3500원, 단체 20인·65세 이상 노인·7세 이하는 각각 20% 할인된다.
빛을 품은 광명여행 순환형 투어버스 시간표. © News1 광명시 제공.



jjhj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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