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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부동산시장'…가계부채대책 앞두고 거래 '올스톱'

서울 아파트 거래량 5개월만에 첫 감소세
"부동산 규제정책 여파 지켜보자" 관망세 확산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6-08-25 07:00 송고 | 2016-08-25 09:08 최종수정
개포주공1단지© News1
개포주공1단지© News1

"지난주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할 거란 소식이 전해진 뒤 관망세가 형성된 것 같아요. 규제와 관련해 문의전화도 많이 오는데 저희도 아는 것이 기다려보자는 말밖에 못하네요."(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C공인)

"여름 비수기에 부동산 규제 소식까지 들리면서 거래가 줄었어요. 어떤 정책이 나올지 모르니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이나 사려는 사람 모두 일단 기다리는 분위기예요."(송파구 신천역 인근 E공인)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추가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강남3구(강남·송파·서초구)를 비롯해 부동산 시장이 숨죽여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25일 1200조원을 넘어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중도금 집단대출 등의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계약자의 신용이 아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보증을 담보로 대출 받는 제도다. 집단대출 보증은 아파트 분양 때 중도금 대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집단대출은 그동안 은행이 HUG와 주금공의 보증을 신뢰해 아파트 계약자의 소득상환 능력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규제 정책에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도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정부 정책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24일, 주택시장을 주도해온 강남권 아파트시장 움직임이 주춤해졌다. 여름 비수기에 더해 부동산 규제 소식까지 전해지자 한 박자 쉬어가는 분위기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포진한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실에는 손님이 몰릴 오전 시간에도 상담받는 손님을 찾기가 힘들었다.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휴가철이 지나 지난주 초부터 거래가 살아나는 듯했으나 규제 소식에 다시 발길이 끊겼다.

D공인중개소 대표는 "부동산 규제나 현재 시세 변화를 묻는 문의전화는 많이 오는데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G공인중개소 대표도 "대개 정부 정책이 발표되기 전에는 관망세가 형성된다"면서 "정책 발표 후에도 영향을 살피기 위해 1주일 정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거래가 정체되며 급매물을 중심으로 1000만~2000만원 정도 소폭 가격 하락이 감지되기는 했으나 거래 감소가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송파구도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엘스와 리센츠, 트리지움 등 주요 단지가 위치한 신천역 인근 공인중개소는 손님이 찾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중개업자들은 계속된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여름 비수기, 정부 규제 불안감 등의 영향이 겹치며 지난달에 비해 거래가 줄었다고 밝혔다.

잠실 리센츠 아파트© News1
잠실 리센츠 아파트© News1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 등 강남 인기 대단지가 자리잡은 반포 부동산 시장도 거래가 둔화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이번달 아파트 거래량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여름 휴가철 비수기인 영향이 크지만 강남 재건축 분양가 통제 등 정부의 계속된 규제 움직임이 심리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8월 아파트 거래량은 23일 기준으로 8994건을 기록했다. 1일 평균 391건이다. 이는 지난달 462건보다 15% 이상 감소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달 1일 평균 28.2건이던 거래량이 이달 21.9건으로 줄었다. 송파구도 32.6건에서 27.7건으로 감소했다. 서초구는 이번 달 18.1건으로 지난달 18.5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비강남권에서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하던 노원구도 이달 일평균 40.7건이 거래돼 지난달 44.5건에 비해 줄었으며 양천구도 지난달 26.3건에서 18.4건으로 감소하는 등 시장 전반적으로 감소 움직임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추가로 발표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의 내용에 따라 하반기 주택 거래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예상대로 분양권 전매제한이 강화될 경우 분양시장이 타격 받을 것이며 집단대출 규제는 실수요자에게까지 부담을 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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