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김영란법' 코앞에 둔 주류업계, '홈술과 혼술'이 뜰까

전체 주류소비 감소 우려…위스키·와인 등 타격 불가피
가정용·대체시장 확대…저도주·과일주 '반등' 가능성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6-08-27 07:30 송고
'홈술족' '혼술족'을 겨냥해 출시된 과일맛 주류와 탄산주 등.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홈술족' '혼술족'을 겨냥해 출시된 과일맛 주류와 탄산주 등.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오는 9월28일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주류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소비 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전반적인 주류 소비가 줄어들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저도주 등 부담이 적은 주종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주류시장이 다양화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위스키 업계다.

대부분이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수십만원에 접대용으로 소비되는데다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제품들은 5만원이 훌쩍 넘어서다. 김영란법은 식사를 포함한 접대금액은 3만원, 선물금액은 5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매년 출고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법 시행은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2000년대 초반만해도 1조원 이상이었던 국내 위스키 시장 총 규모는 현재 6000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고급주류로 분류되는 와인이나 증류식 소주도 마찬가지다. 와인은 산지에 따라 수십만원이 넘는 제품들이 많고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해 선물용으로 많이 판매돼 왔다. 원료를 숙성시켜 만드는 증류식 소주는 접대나 미팅이 열리는 고급 한정식집이나 일식집에서 2~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녁식사 자리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주류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며 "특히 위스키는 선물용 제품이 5만원을 넘는 등 가격이 비싸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가정용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전층으로 확대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저도주가 다시 트렌드로 떠오르고 품질을 우선시 하는 새로운 소비 문화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집에서 또는 홀로 술을 즐기는 '홈술'과 '혼술'이다. 1인 가구가 늘고 불황이 길어지며 떠오른 소비형태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저도주나 탄산주·과일주를 주로 선호한다.

실제 주류업체들도 이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롯데주류의 경우 지난달 캔에 담긴 과일 탄산주 '순하리 소다톡 클리어 4종'과 가정용으로만 판매되는 '클라우드 마일드'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비교적 저렴한 위스키인 '스카치블루 킹' 등을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도 과일주 망고링고와 청포도에이슬에 이어 지난달 혼술족을 위한 하프보틀 사이즈 와인 '솔데빼냐스'를 선보였다.

이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주류회사들이 가정용 주류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것은 새시장으로의 수요 이동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미 가정용 시장의 비중이 전체 주류 시장에서 50%를 차지할만큼 커졌다"며 "과일주 등을 포함한 저도주 바람이 다시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소비 경향이 젊은층 사이에서 자리를 잡은만큼 시장이 이동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잇따라 신제품이 출시된 증류식 소주의 경우, 업체들은 소비처가 비교적 저렴한 일본식 술집(이자카야)이나 가정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 젊은층이 많이 찾는 홍대 인근 술집에서는 증류식 소주와 탄산수를 칵테일처럼 섞어마시는 이들이 많아졌고, 마트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제품의 반응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증류식 소주 시장 진출을 알린 국순당 관계자는 "대체시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이자카야 쪽으로 판매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요 관계자는 "외국계 대형마트에 알코올 도수 25도 제품만 판매했지만 반응이 좋아 41도 제품도 가정용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soho090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