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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치킨게임]①전기료 폭탄에 태양광이 대안? 정작 업계는 고사

잉곳·웨이퍼 등 중간 단계 업체 사업철수 속출
몸집불리기, 수직계열화로 경쟁파고 넘는 곳도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2016-08-28 06:00 송고 | 2016-08-28 14:40 최종수정
편집자주 폭염 속 전기료 폭탄에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심은 많지만 태양광 발전 시장의 수요 공급 균형은 깨진지 오래다. 태양광 발전 업계는 공급과잉에 몸살을 앓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기초 원료 단계부터 중간재, 완제품 까지 각 단계별로 업체간 합종연횡과 서로 죽고 죽이는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다. 공급 과잉 상태에서도 투자를 더해 경쟁사를 말살시키려는 치킨게임에 일부 업체들은 이미 고사 직전이다. 태양광업계의 치킨게임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태양광발전기 설치/사진제공=봉화군 © News1

포기하느냐 버티느냐...적자생존의 숨막히는 게임속에서 태양광 업체들의 선택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사업에서 발을 빼는 곳이 있는가하면 몸집을 키우거나 수직계열관계를 만들어 입지를 굳히는 곳들로 나뉘고 있다. 

◇ 잉곳·웨이퍼 업체 잇따라 철수

28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SKC솔믹스는 최근 '잉곳 성장로(Ingot Grower) 등 90식'을 30억원에 웅진에너지로 양도한다고 밝혔다.

SKC솔믹스는 폴리실리콘(원료 가공)→잉곳(원기둥)→웨이퍼(원판)→셀(태양 전지)→모듈(전지 집약체)→발전소 개발로 이어지는 태양광 산업 중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업체다. 당초 SKC솔믹스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 및 LCD 부품소재를 생산하는 '파인세라믹'이다. 그러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일환으로 2010년 평택에 약 1000억원을 투자, 잉곳·웨이퍼 생산공장을 지었다.
하지만 SKC솔믹스는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 2014년 72억원, 지난해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올해 상반기 역시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다른 잉곳·웨이퍼 업체인 넥솔론도 '매각 3수'에 도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수영 OCI 회장의 두 아들인 이우현 OCI 사장, 이우정 넥솔론 대표가 2007년 설립한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전문기업이다.

넥솔론은 2011년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성공해 태양광 웨이퍼 분야에서 세계 5위권 내에 진입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 악화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 버티는자 몸집을 키우거나..

이제 국내에서 잉곳과 웨이퍼 등 중간공정에 속한 업체는 웅진에너지만 남게 됐다. 하지만 앞서 두 회사와 달리 웅진에너지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맞서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웅진에너지는 SKC솔믹수 인수로 기존 대비 고차원의 웨이퍼 생산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SKC솔믹스에는 웨이퍼를 0.14㎜ 두께까지 자를 수 있는 기술이 있다. 같은 잉곳(원기둥)에서 최대한 얇게 잘라야 더 많은 웨이퍼(원반)를 생산, 단가가 내려간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6월 GS E&R솔라를 인수해 대전·오창에 분산된 웨이퍼 공장 시설을 구미로 통합하기로 한 바 있다. 구미시와는 5년간 구미공단 내 태양광 모듈·웨이퍼 사업에 1032억원을 투자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 수직계열관계 갖춰 경쟁력 유지

업계에서는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상·하부 공정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야 생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 전 부문에서 수직계열화를 갖춘 한화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이 폴리실리콘을 만들어 한화큐셀에 넘긴다. 한화큐셀은 중국 공장에서 잉곳·웨이퍼를 생산한 후 물량 전부를 중국, 말레이시아, 한국에 위치한 공장에서 셀과 모듈로 가공한다. 잉곳·웨이퍼 시황이 나쁘지만 최종 제품까지 생산하는 구조라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근에는 아예 잉곳 공정을 건너뛴 기술까지 나와 수직계열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미국 '1366테크놀로지'와 함께 용융 상태의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다이렉트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과정이 하나 줄어들어 웨이퍼 생산 비용은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의 경우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셀·모듈, 발전소 개발·건설·운영 등의 시장이 모두 따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라며 "잉곳·웨이퍼 물량은 중국발 공급과잉 상태인데다 최근 신기술까지 나와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국내 업체들의 경우 생산 물량에 있어 중국과 상대가 되지 않는 수준이고 기술적 차이도 거의 없다"며 "한 분야보다는 태양광 전반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잉곳·웨이퍼를 제외한 폴리실리콘(OCI), 셀(신성솔라에너지) 생산 업체들의 실적은 상반기 모두 개선됐다. 

OCI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2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영업손실 387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기간 매출도 1조1764억원에서 1조5534억원으로 32.1% 증가했다. 신성솔라에너지 역시 매출은 821억원에서 107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4억원에서 61억원으로 각각 30.7%, 320.5% 올랐다.


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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