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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Talk]'굿와이프' 전도연의 '부정'이 '막장' 아닌 이유

(서울=뉴스1스타) 명희숙 기자 | 2016-08-24 14:35 송고 | 2016-08-24 15:28 최종수정
'굿 와이프' 속 전도연의 마음이 윤계상에게도 향했다. 유지태의 아내인 전도연이 윤계상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는 불륜이 됐다.
한 편으로 본다면 기존 드라마와 유사한 전개이기도 하다. 다른 여자와 '성 스캔들'을 일으키고, 동료였던 여자와도 바람을 피웠던 남편을 뒤로하고 자신만을 아껴주는 신뢰 가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건 아침드라마에서 주로 봤던 흔한 클리셰. 하지만 '굿 와이프' 속 전도연의 이야기는 흔하게 풀이되지 않는다.

전도연은 ‘굿와이프’에서 김혜경 역을 맡았다. © News1star / tvN 제공
전도연은 ‘굿와이프’에서 김혜경 역을 맡았다. © News1star / tvN 제공


희생의 미덕을 버리다

스타검사에서 '성스캔들'와 비리논란으로 추락한 남편을 대신해 전도연은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이러한 과정은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온 여성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희생의 스토리지만 이후 전도연의 변화는 희생보다는 성장에 담긴다.
전도연은 자신의 장점인 타인과 공감하며 관계를 형성해나가고 변호사로서 자리를 잡아간다. 그 과정에서 자신보다 한참 어린 신참내기 이원근과 로펌 정직원 계약을 두고 경쟁한다. 전도연은 정직하고 정당하게 자기 자리를 지켰다.

전도연은 빈번하게 희생을 요구당했다. 유지태의 음주운전을 감싸주며 자신이 했다고 거짓말했던 과거는 사랑하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했던 희생의 순간이다. 하지만 세상 밖으로 나온 전도연은 사랑하기 때문에 더이상 희생하지 않는다.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이 흔하게 보여줬던 역할을 벗어나 여성이자 변호사로 나아가고 있다. 의뢰인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자기 자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다. 또 변론과정에서 여성으로서 가진 장점을 활용하지만 이용하지는 않는다. 특히 윤계상에게 "더 이상 내 감정 속이고 포기하고 싶지 않아"라며 고백하는 장면은 전도연이 온전히 자기 감정에 충실해지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배우 전도연이 '굿와이프'에 출연 중이다.. © News1star/ 고아라 기자
배우 전도연이 '굿와이프'에 출연 중이다.. © News1star/ 고아라 기자


남성중심 세계에서 '여성'을 지키는 것

전도연의 나아간 세상은 다수의 남성이 권력을 쥐고 있다. 남편 유지태가 있던 세상이기도 하다. 남성들은 전도연이 자신들의 세계에 나타나자 경계조차 하지 않는다. 남편 유지태의 안부를 묻거나, 성 스캔들로 인한 피해를 적당히 걱정하며 질 낮은 동정과 멸시를 보였다.

다수의 여성이 남성중심 사회에서 그런 시선을 견뎌내기 위해 남성보다 더 남성적인 '여자 마초'로 변화한다. 하지만 진도연은 온전히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지켜내며 사회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의 후배 검사인 전석호를 통쾌하게 말로 무시하는 장면이나 유지태에게 더이상 휘둘리지 않는 강단은 우악스럽지 않고 오히려 여성의 품위를 보여준다.

또 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사랑이라는 가치를 버리며 강철인간이 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감정을 포용하고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잃지 않고 남성중심 사회에서 우뚝 서고 있다.


reddgreen3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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