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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빼면 투기등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

자체 신용등급 BB급…향후 평가에선 구조조정 관건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016-08-09 15:40 송고 | 2016-08-09 17:38 최종수정
© News1 민경석 기자
© News1 민경석 기자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제외한 국책은행의 자체 신용등급이 투기수준에 머물러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 신용등급 호재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앞으로 구조조정 후폭풍을 어떻게 견뎌낼지가 관건이다.
9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일부 금융공기업과 신한 등 5개 시중은행의 등급도 올랐다.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쉽게 말해 외부에서 싸게 돈을 빌릴 수 있고, 안전하다는 인식에 투자금을 모으기가 쉽다.

전날 한국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사상 최고 수준인 AA(더블에이)로 끌어올린 데 따른 후속조치다. 특히 국책은행은 특성상 국가 신용등급을 따라서 움직인다. 

다만 유사시 정부가 지원할 가능성을 제외한 국책은행의 자체 신용등급은 산업은행 BB-, 수출입은행 BB다. BB급은 투자적격대상이 아닌 투기등급이다.

정부의 지원 가능성 유무로 신용등급이 10등급 넘게 널뛰는 셈이다. 국책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등급분포는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더 가깝다.
S&P는 전날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체 신용등급이 낮고 비금융 공공기관에 대한 대출이 크다"고 지적했다.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는 2015년 국내총생산(GDP)의 25%로 추정했다. 또 구조조정 위험에도 주목했다.

실제 두 은행의 자산건전성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산업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6.7%로 작년보다 4% 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국내 은행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3.35%다.

당장 등급이 단기간 내에 조정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S&P 지적대로 향후 평가에서 구조조정 여파가 더욱 민감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이번 S&P의 국가 신용평가는 상대 평가에 불과하고 국내 기업 부실화는 속도가 붙고 있어 국책은행의 부담은 여전하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만 보더라도 상황이 좋지 않은 도이치 등 은행권 자체 신용도도 최소 투자 적격등급 수준인 BBB급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국내 은행권은 등급상 선진국과 비교하기 어렵다"며 "신흥국의 대부분 국책은행은 정부 지원 성격이 강해 자체 신용도는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국가 포함 국책은행 등급이 조정되기 어렵겠지만, 등급 호재에 구조조정 이슈가 제약 요인이 될 가능성은 커졌다"고 덧붙였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부실 채권에 대한 책임이 있는 금융공기업의 업무 특성상 정부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를 고려하면 등급이 낮다고 치부되기엔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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