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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러시아 파문으로 돌아보는 얼룩진 도핑의 다양한 수법들

(서울=뉴스1) 김지예 기자 | 2016-07-30 06:00 송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4일(한국시간) 집행위원회에서 국가적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의 2016 리우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도핑 수법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AFP=News1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4일(한국시간) 집행위원회에서 국가적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의 2016 리우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도핑 수법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AFP=News1

2016 리우 올림픽 개막까지 6일 남았다. 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시작부터 불미스러운 일로 시끌벅적하다.

4년간 쌓아온 기량을 정정당당하게 펼치는 자리인데 부끄럽게도 약물의 힘에 편승했던 움직임이 포착됐다.

러시아는 최근 조직적인 도핑 파문에 연루돼 조건부로 리우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은 종목별 국제연맹이 러시아 개별 선수에 대한 반도핑 기록을 분석하는 것을 전제로 출전 여부를 결정토록 했고, 육상 수영 카누 조정 근대5종 사이클 요트 등의 종목에서 출전 금지 선수가 나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967년 스포츠 정신의 근간을 훼손하는 약물 복용을 금지하고, 1968년 그레노블 동계 올림픽부터 도핑테스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도핑 수법은 점점 다양해졌다.

이번에 발각된 러시아의 경우 2014 소치 올림픽 당시 자국의 반도핑기구 연구소에서 미리 선수들의 깨끗한 소변 샘플을 보관해놓았다.

이후 연방보안국 출신 요원이 약물을 복용한 선수가 경기를 뛰고온 날 제출한 샘플을 챙겨 배관공으로 위장해 반도핑기구 연구소에 잠입한 다음 샘플 보관소 옆에 있는 방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샘플 내용물을 바꿔치기했다.

선수들이 마신 것은 금지약물 3가지와 술을 섞어 만든 '귀부인 칵테일'이었다. 이 사실은 소치 대회 당시 러시아반도핑기구 책임자였던 그리고리 로드첸코프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다소 엽기적인 방법도 있었다.

지난 2001년 출간된 윌리엄 더들리의 약물과 스포츠(Drugs and Sports)에 따르면 성기의 요도에 카테터라는 관을 삽입해서 금지약물이 없는 타인의 소변을 직접 주입한 경우가 있었다.

여자 선수들의 경우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타인의 소변으로 채운 콘돔을 질 안에 넣어두고 도핑테스트를 받을 때 길러둔 손톱으로 콘돔을 찢기도 했다고 한다.

금지약물 복용과 함께 수혈도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한 도핑 수법이다.

혈액 도핑은 선수가 자신이나 타인의 피를 수혈해 인위적으로 적혈구 수를 늘려 산소가 부족할 때 나오는 피로 물질인 젖산을 줄이는 것이다.

말기 고환암을 극복하고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 최고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7연패했던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은 도핑으로 쌓아온 명성을 무너뜨렸다.

암스트롱은 적혈구를 많이 만드는 합성 호르몬을 주입했다. 이후 호르몬 적출법이 개발되자 자신의 피를 미리 뽑아 보관해둔 뒤 경기 직전에 수혈했다. 혈액의 농도를 추적하는 시스템이 나온 다음에는 식염수를 투여해 혈액을 묽게 만들어 적발구 수치를 낮췄다. 이밖에도 근력 강화를 위해 테스토스테론의 정제를 혀 밑에 소량 넣어 녹여 먹었다. 다양하게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최근에는 뇌를 자극해 운동성과를 높이는 '브레인 도핑'도 나왔다.

올해 초 미국 스키·스노보드협회 소속 스키점프 선수 7명이 해당 실험에 참가했다. 이들 중 4명은 뇌의 특정 부위에 미세한 전류 자극을 주는 헤드폰처럼 생긴 특수 장비를 머리에 쓴 채 2주 동안 훈련을 했다.

그 결과 장비를 쓰지 않고 훈련한 다른 3명에 비해 점프력과 균형감각이 7~80% 올랐다. 아직까지 브레인 도핑에 대한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올림픽은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무대다. 그러나 본질인 공정성을 무시하는 수단은 허용되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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