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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국내기술 이순신대교 자신감, 브루나이에서도 잇는다

[다시 뛰는 해외건설 현장⑤]브루나이 순가이·템부롱대교
대림산업, 국토 잇는 해상교량도 시공중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뉴스1) 오경묵 기자 | 2016-07-29 07:30 송고 | 2016-08-08 19:18 최종수정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예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저유가와 발주량 감소, 심화하는 수주 경쟁으로 건설기업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우리 건설기업은 늘 그렇듯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부동산경기 악화 등 위기 속에서도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한국의 저력을 보여줬다. 한때 저가 수주로 경쟁력을 잃었던 동남아 시장에서는 연일 수주 낭보가 들려오고 있으며 안전과 특수 기술을 통해 발주처의 신뢰를 얻고 있다. 다시 뛰는 한국 해외 건설·인프라 현장을 찾아 이러한 노력들을 생생하게 조명해 본다.<편집자주>

대림산업이 시공 중인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 News1
대림산업이 시공 중인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 News1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와 서해대교 등 특수교량 공사 경험이 풍부합니다. '특수교량 드림팀'이 브루나이에 모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안병욱 브루나이 템부롱 CC2 프로젝트 현장소장)
동남아시아에 있는 보르네오섬은 총 3개 국가로 이뤄져있다. 남부에는 인도네시아가 있고 중북부는 말레이시아가 지배한다. 말레이시아 영토의 북쪽 끝자락에 경기도 절반 크기의 브루나이가 있다. 브루나이는 인구가 42만여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하지만 석유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 1인당 GDP가 2만8000달러(2015년 기준)에 달하는 부국이다.

브루나이 국제공항에서 차량을 타고 20여분 가량 달려가자 거대한 현수교가 눈에 띄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더 눈에 띄는 이 다리는 대람산업이 짓고 있는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다.

◇수도 시내엔 '브루나이판 한강대교'…디자인·시공 모두 '굿'
공사금액이 1233억원 규모인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는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을 관통하는 브루나이 강을 가로지른다. 캄풍 순가이 케분 지역과 잘란 레지던시 지역이 이 다리를 통해 연결된다.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지양원 대림산업 부장은 "브루나이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사장교"라며 "인프라 시설이 풍부하지 않은 것이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요소가 되고 있는데 이를 보완하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현지 기업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현지업체 스위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모두 맡는 사업이었다.

향후 브루나이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은 특성상 까다로운 디자인 조건을 요구했다. 대림산업은 주탑 꼭대기에 이슬람사원을 상징하는 돔 형상의 조형물을 얹기로 했다. 하부에는 초승달 모양의 건물을 짓는다. 이곳에는 교량 관리업체 등이 입주하게 된다. 하늘에서 보면 브루나이의 국기가 형상화된 모양새다.

주탑 높이는 157m다. 브루나이 국왕의 생일(7월 15일)을 기념한 것이다. 이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경쟁업체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수주에 성공했다.

주탑이 1개인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는 주경간장이 300m에 달한다. 주탑이 1개인 콘크리트 사장교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 주탑과 케이블은 시공이 완료된 상태고 조만간 주탑 상부에 돔 형상의 조형물을 얹을 예정이다. 브루나이 최초로 200만인시 무사고 기록도 달성했다.

현재 공정률은 84%다. 내년 1월 다리가 완공되면 이동거리가 획기적으로 줄게 된다. 이전에는 수상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무려 40km를 돌아가야 했으나 완공 이후에는 620m로 줄어든다. 

대림산업이 시공 중인 브루나이 템부롱 대교 현장 전경. (대림산업 제공) © News1
대림산업이 시공 중인 브루나이 템부롱 대교 현장 전경. (대림산업 제공) © News1

◇나눠진 브루나이 국토 잇는 템부롱 대교…개국 이래 최대 프로젝트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의 순조로운 시공은 추가 수주 '잭팟'으로 이어졌다.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국책사업인 템부롱 교량 건설 프로젝트 중 2개 구간을 따낸 것이다. 템부롱 교량 건설 프로젝트는 말레이시아의 사라왁주에 의해 나눠진 브루나이의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안병욱 소장은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브루나이 국가차원에서 진행되던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멈춰섰다"면서도 "브루나이의 동서를 연결하는 템부롱 교량 사업은 국가 차원의 숙원사업이었던만큼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템부롱 CC2 프로젝트(4830억원 규모)는 공사기간 중 가장 긴 13.35km에 이르는 해상교량을 짓는 사업이다. 브루나이 수로와 동부 수로에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사장교를 짓는 CC3 프로젝트(2100억원 규모)와 접속구간을 합하면 총 15km 구간을 대림산업이 짓는 것이다. 템부롱 내부 11.8km구간은 중국업체가 맡았다. 모든 구간을 합하면 총 26km가 넘는다.

수도 반다르세리브가완이 있는 서쪽과 달리 동쪽은 낙후도가 심하다. 라부습지·세리롱 휴양공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보호구역이기도 하다. 관광자원이 풍부하지만 접근성이 나쁘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다르세리브가완이 있는 무아라 지역에서 템부롱 지역으로 가려면 육로로 3~4시간, 수로로 1~2시간을 이동해야 했다.

단절된 국토를 잇는다는 점에서 경부고속도로와 같고, 육상이 아닌 해상에 공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서해대교나 인천대교와 흡사하다. 대림산업은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 현장에서 10km 떨어진 세라사 지역에 현장제작장(캐스팅 야드)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기초공사를 진행한 뒤 바지선으로 운반해 다리를 잇는 방식이다.

정승욱 템부롱CC3 프로젝트 현장소장은 "국내 최고의 현수교와 사장교 전문가들이 모여 공사 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루나이 템부롱 교량 조감도. (대림산업 제공) © News1
브루나이 템부롱 교량 조감도. (대림산업 제공) © News1

◇독보적 기술력·경험 앞세워 블루오션 시장 뚫는다
대림산업은 지난 1984년 전남 여수에 건설한 국내 최초의 사장교인 돌산대교를 시작으로 특수교량 분야의 기술력과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사내에 특수교량팀을 만들어 초장대교량 등 특수교량 관련 술을 연구하고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다리인 서해대교와 삼천포대교·이순신대교 등이 대림산업의 작품이다. 특히 이순신대교의 경우 한국이 미국·중국·일본·영국·덴마크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현수교 기술 자립국이 됐다는 의미를 갖는 다리다.

전세계적으로 해상 특수교량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다. 효율적인 물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초장대교량 등 특수교량을 발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대림산업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섬이 많은 동남아시아의 경우 섬이 많아 10km~20km 길이의 교량 건설공사가 연이어 발주되는 상황이다. 저유가 기조가 심화되면서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향후 과제는 중국 업체의 공세를 극복해 내는 것이다. 중국 업체를 상대로는 가격 경쟁력을 갖는 게 쉽지 않은 문제인 만큼 기술력과 노하우로 승부한다는 게 대림산업의 각오다.

안병욱 소장은 "대림산업은 특수교량 건설에 있어 독보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서해대교와 이순신대교 등을 건설하며 쌓은 기술력과 경험이 세계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정승욱 소장은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가 템부롱 프로젝트 수주의 교두보가 됐듯 이 프로젝트 역시 다른 공사를 수주하는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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