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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까기]'함부로 애틋하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서울=뉴스1스타) 강희정 기자 | 2016-07-28 07:05 송고
'함부로 애틋하게'는 어느 하나만 콕 집어서 말할 수 없다. 예쁜 화면은 당장에 몰입하고 싶게 의욕을 자극하지만 보다 보면 연출, 극본, 연기 3박자의 톱니가 잘 맞물리지 않는다. 고루고루 2%씩 아쉬움을 남긴다.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지난 27일 7회가 방송됐다. 벌써 극의 절반 가까이가 전파를 탄 셈인데 과연 신준영(김우빈 분)과 노을(배수지 분) 사이가 어쩌다 얼마나 진전된 건지 애매하다. 감정선은 실종됐고 전개는 지지부진하다. 인물 위주 드라마인데 감정선을 불친절하게 그리니 이런저런 사건으로도 뚜렷한 전개가 힘들다.

준영과 노을은 드라마 시작부터 실랑이를 해왔다. 과거 회상을 감안해도 템포가 늦다. 게다가 회상에서는 신준영이 노을을 좋아하게 되는 감정의 변화 과정이 빠져 있다. 함께한 기억은 있지만 준영의 감정이 싹튼 계기를 모르겠다. 왜 이 톱스타가 노을에게 목을 매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김우빈, 배수지는 각각 톱스타 신준영, 다큐멘터리 PD 노을 역을 맡았다. © News1star / KBS2 '함부로 애틋하게' 7회 캡처
김우빈, 배수지는 각각 톱스타 신준영, 다큐멘터리 PD 노을 역을 맡았다. © News1star / KBS2 '함부로 애틋하게' 7회 캡처


초장엔 연애가 곧 시작될 것만 같았다. 준영이 계약 연애를 제안했고, 이를 노을이 받아들이는 듯도 했고, 그러다 준영이 다큐멘터리 촬영을 승낙했고, 지난 주에는 콘서트에서 공개 프러포즈까지 했는데도 결국 다음 회가 되면 두 사람은 연인도 뭣도 아닌 애매한 사이로 남아 있다. 7회 엔딩에서 키스를 했다 해서 반드시 두 사람이 사귀게 되리라는 보장도 할 수 없다. 
사귈 듯 말 듯,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애꿎은 다큐니 돈이니, 포기하니 마니 하면서 섬까지 술래잡기를 하고 또 싱겁게 손을 놨다가 어영부영 이를 봉합한다. 아버지 최현준(유오성 분)을 둘러싼 얘기도 특별히 달라 보이지 않는다.

지지부진한 전개에 몰입하려면 캐릭터, 연기라도 확실해야 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안하무인 톱스타는 결국 시청자의 눈물을 쏙 빼놓고 죽을 운명이다. '애틋'하기 위한 준영의 시한부 인생은 시청자가 희망고문을 당하려야 그럴 수 없게 만드는 설정이다. 현 시점에서는 준영이 기적적으로 살아날 개연성을 찾기 힘들다. 그러면 시시각각 변덕스레 구는 신준영은 겉으로 나쁜 사람이면서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드는 이면을 지닌다. 반면 노을은 돈에 상처가 많고 사연이 있는 여주인공이다. 뇌물을 받을 만큼 속물적이고 억척스러우면서도 아련해야 한다. 그런데 노을은 그다지 절망적이지도, 아련해 보이지도 않는다. 신준영 앞에서 최지태(임주환 분)를 목놓아 부르던 그가 왜 하루 아침에 신준영을 따라다니게 됐는지, 왜 신준영 집까지 몰래 들어와 요리를 만들어주고 있는지 연기를 통해 읽어낼 수 없다. '함틋'을 7회 중간에 틀었다면 노을이 신준영의 극성팬이라 해도 믿을 판이다.

'함틋' 인물들은 왜 자꾸 화를 낼까. 그것도 20%, 50%가 아니라 매 신에서 100%까지 감정을 끌어 올려 소리 지르는 걸 보고 있자면 '저러다 나중에 더 화를 내야 하는 순간엔 어떻게 하려고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시청자에게 같이 화를 내자고 손을 뻗는 거라면 방식이 다소 거칠다. 신준영의 어머니 신영옥(진경 분)은 아들의 전화만 오면 무턱대고 끊고, 화를 내기 바쁘다. 늘 화가 나 있는 사람 같아 보이기도 한다. 장정식(최무성 분)은 영옥을 대신해 준영을 챙기면서 동시에 영옥를 나무란다. 매번 그렇다. 최지태는 신준영에게 화를 내고, 자신에게 화를 낸다. 윤정은(임주은 분)은 자기 마음 같지 않은 지태의 얼굴에 와인을 뿌리고 돌아섰다. 최하루(류원 분)은 신준영이 욕을 먹고 있어 슬프다. 인물들이 바락바락 하는 가운데 노을은 하루가 멀다 하고 눈물을 흘리며 성을 낸다. 그걸 막아 서는 건 주로 신준영의 더욱 격한 감정이다. 과하다. 

'함틋'의 비주얼은 강하다. 기대도 컸다. 김우빈, 수지 커플의 케미스트리는 없던 설렘과 애틋함도 만들어낼 것 같다. 동화 같은 배경까지 더하면 '함틋'은 절로 보는 재미가 생긴다. 하지만 자꾸 브레이크가 걸린 듯 어느 지점에서 멈추고 더 나아가지 못 하는 게 아쉽다.


hjk070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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